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한우의 절반(50.1%)은 1~3등급에 속한다. 일투플러스(1++), 일플러스(1+) 등급보다 저렴하지만, 저등급 한우도 1등급 못지않은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저등급 쇠고기로 한우를 맛있게 즐기는 쇠고기 숙성법을 소개했다. 

'숙성'은 쇠고기를 냉장 온도에서 일정 기간 보관해 맛을 좋게 하는 기술이다.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한우 1등급 등심을 4℃에서 14일 숙성했을 때 근육 내 단백질 분해 효소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기의 연한 정도를 나타내는 전단력 수치가 50% 정도 낮아져 한결 부드러워지는 것이다. 감칠맛을 내는 유리아미노산(글루탐산) 함량도 3배가량 높아졌다. 

쇠고기의 숙성 방식은 크게 건식과 습식으로 나뉜다. 가정에선 습식 숙성을 추천한다. 습식 숙성은 쇠고기를 진공 포장해 냉장 온도(0~4℃)에서 1주일 이상 숙성하는 방식이다. 최대 9주까지 숙성하기도 하는데 방식이 간편하다. 

우선, 고기를 구매할 때 등급과 포장 상태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근내지방(마블링)이 많고 적은지를 살펴 취향대로 고른다. 등급이 낮고 근내지방이 적어도 등심, 채끝, 부챗살 등 구이나 볶음용 부위는 숙성하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단 등급이 낮아질수록, 지방이 적을수록 숙성 기간이 길어진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또한, 한우고기가 진공 상태로 포장돼 있는지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 고기를 진공 포장하면 나쁜 미생물 성장은 억제되고, 고기가 부드럽게 되는 연화 과정이 진행된다. 가정용 진공 포장기가 있다면 일반 포장된 한우고기를 구매해 한 번 먹을 양만큼 나눠 진공 포장하면 된다. 

숙성 단계에선 알맞은 온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0~4℃ 사이 특정 온도를 설정하고, 숙성하는 동안 동일한 온도를 유지해준다. 냉장고에서 자주 여닫지 않는 칸이나 김치 냉장고에 두어 온도변화를 최소로 줄인다. 숙성 기간은 등급과 부위, 숙성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1등급 부위는 숙성 온도 2℃로 맞춰 3주간 숙성하는 것이 좋다. 

숙성이 끝난 쇠고기는 일반 한우고기 조리법으로 요리해 먹을 수 있다. 진공 포장을 뜯은 후에는 바로 소비해야 한다. 다만, 모든 식육은 생산·가공과정에서 위생 수준, 유통 환경, 고기 구매후 취급 방식이나 보관 온도, 포장 종류 등에 따라 숙성 기간이 차이 날 수 있다. 따라서 냉장 보관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 송금찬 과장은 "한우고기를 손쉽게 숙성해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알려져 한우 소비가 촉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