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 소속감과 공동체 의식을 갖도록 만든다. 지역 정체성을 형성하게 함으로써 지역 공동체 발전에 순기능적인 역할을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적 이미지를 홍보하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다. 원주시도 민선 2기 한상철 전 시장 재임 때 '1지역 1축제'를 표방하며, 지역축제 개최를 장려한 바 있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단계동 장미축제와 명맥이 끊긴 소초면 복사꽃축제가 이때 만들어졌다. 

 현재 원주시에서 보조금을 지원하는 소규모 지역축제는 용수골 꽃양귀비축제, 치악산 황장목숲길 걷기축제, 장미축제, 남한강축제, 치악산 왕발걸음축제, 섬강축제, 반계리 은행나무축제 등 7개다. 

 코로나19로 지난 3년간 일부 지역축제를 제외하곤 대부분 개최하지 못했으나 올해부터는 모두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축제가 일제히 재개되는 현시점에서 7개 지역축제가 제 역할을 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예산 지원의 적정성, 지역 공동체 형성, 경제적 파급효과, 정책적 기대효과 등을 면밀하게 들여다 봐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원주시가 처음으로 시행한 '소규모 지역축제 평가 및 컨설팅 연구용역'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본보 2월 20일자 3면 보도)

 우선 지역축제를 운영하는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축제는 축제위원회나 마을 단위 조직이 주축이 돼 개최하고 있다. 전문성을 갖기 어렵고, 사후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연례반복성 이벤트에 그치기 십상이다. 원주시 보조금을 소모성 예산으로 인식해 지역축제 가치를 살리지 못하고, 이벤트에 사용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원주시가 주관해 축제콘텐츠 기획자 양성 교육을 운영하고, 축제위원회 구성원이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한, 원주시는 각각의 지역축제가 시대적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치악산 왕발걸음축제와 치악산 황장목숲길 걷기축제는 모두 치악산 둘레길을 걷는 축제로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 2개 축제를 치악산 둘레길 걷기축제로 통합해도 이상할 게 없다. 각각의 축제가 정체성을 갖지 못해서다. 정체성을 찾도록 유도하는 역할은 원주시에서 해야 한다. 

 지난해 개최된 치악산 왕발걸음축제에는 약 400명이 참석했다. 방문객 중 외지인 비율은 9%였다. 원주시민 지출액과 외지인 지출액을 합산한 직접 경제효과는 760여만 원에 그쳤다.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외지인 방문을 유도하고, 이들이 적극적으로 축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지출을 늘림으로써 축제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또한, 모든 축제장에서 사용하는 행사 부스, 영상·음향기기는 공동 구매해 관리하거나 통합 계약해 비용을 절감하도록 하는 역할도 원주시에서 담당해야 한다. 절감한 사업비를 체험비, 홍보비로 사용하면 축제를 차별화하고, 특화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