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주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논의가 촉발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가져올 고용유발 효과가 얼마나 큰지가 관심 포인트인 듯 하다. 첨단산업이다 보니 AI 자동화, 디지털화로 인해 직접 고용효과는 제조업보다 떨어진다. 때문에 기업유치에만 집중하지 말고 공장이 운영·유지·관리되기 위한 (산업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미래산업을 위한) 지역화 전략도 병행돼야 한다. 무엇보다 반도체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산업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RE100'을 선언했다. RE100를 이행하지 않으면 반도체 분야 수출이 31% 감소한다는 KDI 보고서가 나왔듯이 재생에너지는 기업의 생존이 달린 문제가 됐다. 2021년 대한민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8%로 43.4Twh을 생산하고 있다. 반면 한국 8대 수출기업은 84.9Twh의 전력량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마저도 수출기업들에게 공급되는 재생에너지는 2%에 불과하다. 이것이 앞으로 지자체에서 첨단기업을 유치하는 최대 관건이 될 것이다.

 미국과 EU는 기후관세를 현실화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CBAM(탄소국경조정제도)의 시행에 앞서 올해 말부터 철강, 비료, 시멘트 등에 시범 부과하게 된다. 유럽의 탄소배출 거래가격은 이산화탄소 1톤당 50~60달러(6만4천 원~7만7천 원)이며 추가비용도 발생한다. 이 때문에 수출기업들은 거액을 투자해 자체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거나,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생산활동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제로화하여야 한다.

 OECD 국가들의 재생에너지 평균은 31.1%로 탄소세에 대해 잘 준비가 되어있는 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탄소 가격은 2만 원 내외로 그 차액만큼 탄소세를 지불해야 한다. 

 대구시가 이번에 3조 원가량의 태양광발전설비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붕에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해 약 1.5GW의 전력을 공급할 방침이다. 창원시에서는 작년에 가동된 14MW의 신규 태양광발전설비용량으로 20억 원가량의 전기료 절감과 온실가스 8천500톤을 감축했다. 올해 신규 신청설비용량은 8.7MW로, 향후 절감된 전기료는 기업에 재투자되거나 지역순환경제를 만들어가는 사회적 자본이 될 것이다.

 국내 대표적인 산업도시들은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갖춰 첨단산업을 불러모으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이후 6개월 만에 1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었고, 유럽연합도 REPower EU 계획으로 향후 10년간 150만 명의 재생에너지근로자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재생에너지 산업이야말로 쇠퇴하는 지역경제의 대안이며, 청년일자리 창출 등 많은 난제를 해결할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 틀림없다. 

 원주시는 재생에너지산업을 기반으로 전기자동차, 전기차충전소, ESS산업, 히트펌프, 주택의 전기화, 전력 송·배전망 구축, 가상발전소 등 탈탄소산업을 위한 테스트베드 도시로 성장할 필요가 있다. 첨단산업을 위한 친환경에너지도시, 글로벌 선도 탄소중립도시를 선언하자.

변재수 사회적기업 노나메기 대표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