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클라이밍은 눈으로 보기만 해도 아름다워 겨울스포츠의 '꽃'이라고도 불린다. 원주에서는 아시아최대 인공빙벽장인 판대아이스파크에서 이 광경을 볼 수 있다. 아이스클라이밍은 국내에 소개되고 서서히 인기를 얻어가고 있는 중이지만 유럽에서는 인기있는 겨울 스포츠다.

 매년 겨울에는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대회가 2011년부터 경북 청송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에도 청송의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경기장에 17개국에서 약 10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실력을 겨루었다. 이번 경기에서는 대한민국의 이숙희 선수가 유럽의 강호들을 꺾고 여자 스피드부문의 정상을 차지해 대한민국에 금메다을 안겼다. 경기 마지막 날인 지난 15일 펼쳐진 스피드 예선 및 준결승 경기 여성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사)대한산악연맹(회장 손중호)과 국제산악연맹(UIAA)이 주최하고 청송군과 경상북도산악연맹이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 경상북도,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기관으로 참여하고, 아웃도어리서치, 노스페이스가 후원했다.

 아이스클라이밍은 아이스툴을 이용해 빙벽을 오르는 대회로 남녀일반부 리드, 스피드로 구분되어 진행된다. 이 아이스클라이밍 스피드 여성부분의 우승자가 되어 대한민국에 금메달을 안기고 여제로 등극한 이숙희 선수는 단구동에 거주하는 원주시민이다.

 그녀는 "몸이 자주 아프고 신체적으로 약했는데 남편과 클라이밍을 시작하고부터 강한 체력을 갖게 되었다. 근력이 붙고 어깨도 강해졌다. 하다보니 어떤 운동보다도 재미있어 푹 빠져 했던 것인데 선수까지 될 줄은 몰랐다"라고 1위의 소감을 수줍게 전하며 동시에 클라이밍의 즐거움을 소개했다.

 이숙희선수의 남편은 올해 스피드 남녀일반부에서 1위를 차지한 전양표 선수다. 산악구조대원으로 활동 중인 전양표 선수는 클라이밍을 만난지 올해로 30년이 됐다. 이숙희 선수가 합류해 두 부부가 클라이밍을 함께한지도 벌써 올해로 15년째다.

 이 선수는 "취미로 시작했지만 재미가 있으니 열심히 하게 되었고 꾸준히 하니 실력도 쌓여 두각을 나타내게 되었다. 부부가 함께하니 금슬과 건강은 더 좋아지고 아들과의 사이도 원만하게 지내게 되었다"라며 클라이밍의 장점으로 '가족의 화목'을 첫번째로 꼽았다. 그리고 클라이밍은 전신운동이라 체력증진에 큰 도움이 된다고 '체력증진'을 다음으로 말했다.

 이숙희·전양표 부부는 단구동에서 진양모터플랜이라는 자동차정비소를 함께 운영하며 산악구조대원으로 함께 봉사하고 있다. 산악구조대원인 두 부부는 원주시 장애인주단기 보호센터인 꿈꾸는 나무의 이명숙 시설장을 통해 잘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인의 등산을 권유했다.

 장애인의 특성상 잘 움직이지 못해 몸이 굽기도 하고 약해지는 것이 안타까워 먼저 제안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장애인 등산이 시작됐고 예상했던 것처럼 클라이밍은 장애인들에게 좋은 운동이 되었다. 다들 더 하고 싶어할 정도로 폭팔적인 반응을 얻어 5년째 돕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장애인의 등산관리도 하고 결손 가정의 아이들 클라이밍교육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라고 이 선수는 말했다. 

 클라이밍을 어떻게 시작하면 좋은지 묻는 질문에 이 선수는 "클라이밍은 초크와 신발만 있어도 시작할 수 있다"라며 간현의 암장을 소개했다. "다만 아이스클라이밍은 장비를 잘 갖추고 안전교육을 잘 받아야한다"라며 안전을 강조했다.

 이 선수는 "클라이밍은 부주의가 가장 큰 사고요인이다. 기본적인 장비를 잘 착용하고 안전수칙만 잘 지킨다면 전혀 위험하지 않다. 팔자매듭이라 불리우는 줄을 정확하게 착용하면 절대로 빠지지 않는다"라고 클라이밍의 위험성을 묻는 질문에 답했다.

 이 선수는 "사과로 유명한 청송이지만 2011년부터 청송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국제적인 산악스포츠메카로 알려지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매년 초 러시아, 미국, 이탈리아, 스위스, 중국, 한국 등 세계 각 지역을 돌며 개최되는데 2025년에는 청송에서 열린다. 다음에는 판대빙벽과 간현암벽 등 환경적 요소와 지리적 여건이 좋은 우리 원주에서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임유리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