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이면 우리나라도 노인 인구가 20.8%인 초고령사회에 접어든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매년 70만 명씩 65세 인구가 증가해 30년 후면 노인 인구가 전체의 58%에 이르기 때문이다. 

 40여 년 전 농(農)에 대한 문제의식은 농약사용, 환경오염, 소비자의 건강한 먹거리 등이었다. 하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은 기후위기, 에너지위기, 지구온난화와 고령화, 인구감소, 농촌소멸, 빈집증가, 노후주택 증가 등으로 다양하고 포괄적이다. 신림·부론·귀래면도 인구소멸지역으로 고령 농부의 증가와 청년 농부의 감소가 심각하다.

 게다가 노후주택이 늘어 삶의 질도 피폐해 지고 있다. 농촌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노후주택 수리와 주택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한 에너지비용 절감이 절실한 상황이다. 

 새로운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해 사회적경제 조직 간의 연대로 문제 해결방법을 강구했다. 원주한살림과 노나메기가 공통의 사회문제 해결을 농촌 주거돌봄 사업으로 결정한 것이다. 이 일환으로 작년부터 생활기술학교를 운영했다. 생활기술학교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농촌 주거돌봄 사업을 계획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체계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마을 돌봄, 주거기반형 돌봄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거주하는 집이 폭염, 열대야, 한파 등으로부터 안전해야 한다. 이번에 두 단체가 시행한 주거돌봄 사업은 돌봄 공모사업을 통해 기본재원을 조달하고 부족한 부분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충당했다. 후원금 기부에 대한 생산자 물품을 보답으로 드렸다. 일방적인 수혜이기보다는 생산자 물품 소개와 홍보를 통해 조합원과 만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사업 진행 과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동네 목수 양성과정이 필요했다. 초보 동네 목수(주부)들은 2년 동안 생활기술학교에서 공구사용, 목구조 제작, 창문·출입문 교체, 도배, 전기기구 교체, 욕실기구 교체 등을 익혔다. 이후 현장교육이 진행되었다.

 한번 배우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배운 것을 주거돌봄 사업에 재능기부 함으로써 배움과 봉사의 연속성을 만들었다. 주거돌봄 사업을 통해 공구 사용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고 직접적인 시공을 할 수 있게 되어 현장 감각과 대응방법을 체득했다. 자긍심은 물론 동료 간의 신뢰감도 두터워졌다. 

 두 번째로 주거돌봄 사업 대상자는 지역농산물을 이용한 가공협동조합을 설립하여 농산물 판로 활성화에 헌신하는 분이었다. 그러나 이분이 거주하는 40여 년 된 노후주택은 창문 불량, 현관문 노후 등으로 단열과 기밀이 안 됐다. 전국에서 49명의 한살림 조합원이 주거돌봄 사업에 참여했다.

 원주한살림 생산자 조합원과 소비자 조합원의 참여와 소통을 통한 주거 돌봄 사업의 기틀을 만들지 않았나 싶다. 취약계층 집수리지원사업처럼 저렴한 시공이 아닌 자재의 질을 높여 시공했다. 에너지효율도 좋고 디자인도 좋은 제품으로 작업해 생산자 만족도를 한껏 높였다. 

 마지막으로 노나메기는 지난 14년 동안의 주택에너지효율개선사업의 성과에 따른 단열과 기밀시공 기술력을 확보하여 슬로웰하우스(에너지저감형주택)를 보급하여왔다. 초고령사회에 따른 노인·장애인 등이 거주하기 좋은 배리어 프리(무장애시설) 주거공간에 대한 편의시설 개선사업을 또 하나의 사회적 역할로 모색했다. 

 도시 팽창과 원도심 공동화로 골목상권이 붕괴하면서 건축 시장이 몰락했다. 대규모 공동주택 보급으로 소소한 집수리나 수선 등을 받을 수 있는 주택관리 서비스 체계도 사라졌다. 수도꼭지가 고장 나고 전등이 안 켜지고, 창문이 깨져도 도움을 받을 곳이 없어 방치하고 생활하는 것을 종종 본다.

 우리 집을 돌봐 주던 설비가게, 전파상, 동네 목수가 사라져 어디서 서비스를 받아야 할지 몰라 불편함을 감수하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불편은 노인,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특정 계층에게는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의식이 만나서 '스스로 그리고 서로서로 주거돌봄을 위한' 생활기술학교 개설로 동네 목수를 양성하게 되었다. 생활기술학교를 수료한 두꺼비님들과 노나메기가 농촌 주거돌봄을 수행하면서, 맞춤형 주택케어를 효과적으로 진행하는 협업의 경험도 쌓았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주거기반형, 마을공동체 돌봄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의료, 간병, 요양원 등의 시설 돌봄에서 확장된 생활서비스 돌봄으로 연계돼야 한다. 복지법인과 개인택시가 결합한 노인·장애인 교통지원 돌봄과 29개 병·의원이 참여하는 빈의자 의사회의 의료돌봄 등이 좋은 본보기다.

 그리고 분야별 돌봄을 포괄하는 통합돌봄체계가 필요하다. 비영리조직인 사회적경제 조직에서 초고령화 사회의 문제의식을 가지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돌봄 사업을 개발했으면 한다.

변재수 사회적기업 노나메기 대표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