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甲은 A사회복지법인의 노인복지시설에 입소계약을 체결하면서 甲의 사망으로 입소계약이 종료하는 경우 정산 후 남는 입소보증금(이하 '반환금')을 반환받을 수취인으로 甲의 장남 乙을 지정하였고, 乙은 위 입소계약서의 '반환금 수취인'란에 기명날인하였다.

 그 후 甲은 사망하였고, A사회복지법인이 乙에게 반환금을 지급하자 甲의 자녀들인 丙 등은 乙이 지급받은 반환금은 상속재산임을 이유로 乙을 상대로 반환청구를 하였다. 丙 등의 청구는 인용될 수 있을까?

 A. 계약은 일반적으로 그 효력을 당사자 사이에서만 발생시킬 의사로 체결되지만, 제3자를 위한 계약은 당사자가 자기들 명의로 체결한 계약으로 제3자로 하여금 직접 계약당사자의 일방에 대하여 권리를 취득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됩니다.

 다만, 어떤 계약이 제3자를 위한 계약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의 의사가 그 계약으로 제3자에게 직접 권리를 취득하게 하려는 것인지에 관한 의사해석의 문제로서, 계약체결의 목적, 당사자가 한 행위의 성질, 계약으로 당사자 사이 또는 당사자와 제3자 사이에 생기는 이해득실, 거래관행, 제3자를 위한 계약제도가 갖는 사회적 기능 등을 종합하여 계약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판단하여야 합니다(2004다18804, 2018다204992 등 참조).

 이 사건 계약에서 입소자가 자신이 사망한 경우의 반환금 수취인을 자신 이외의 자로 지정하여 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의미는 입소보증금 반환청구권이 일단 입소자에게 귀속되어 상속재산을 형성하였다가 상속인에게 이전된다는 취지라기보다는 장래에 입소자의 사망으로 입소보증금 반환청구권이 발생한 때의 수익자를 지정된 '반환금 수취인'으로 특정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망인인 甲이 이 사건 계약에 따른 '반환금 수취인'으로 생전에 乙을 지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은 甲과 A사회복지법인이 甲의 사망 후에 乙에게 반환금을 지급하기로 한 제3자를 위한 계약이라고 봄이 타당합니다.

 한편 제3자를 위한 계약에서 제3자가 민법 제539조 제2항에 따라 수익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제3자에게 권리가 확정적으로 귀속된 경우에는 계약의 당사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자의 권리를 변경·소멸시키지 못하고(민법 제541조), 만일 계약의 당사자가 제3자의 권리를 임의로 변경·소멸시키는 행위를 하는 경우 이는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없습니다(2001다30285 참조). 

 따라서 乙은 '반환금 수취인'으로 이 사건 계약서에 기명날인하여 수익의 의사표시를 하였다 할 것이므로 甲의 사망과 동시에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수익자의 지위에서 반환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하고 이는 상속재산이 아닌 乙의 고유재산이라 할 것이어서 丙 등의 乙을 상대로 한 반환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