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의 자랑, 치악산에는 3개의 산성이 있습니다. 그중 가장 잘 알려진 산성은 2003년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영원산성입니다. 또 하나의 산성은 향로봉 바로 아래에 현재 산성 형태만 남아 있는 금두산성이며, 마지막 산성 하나는 이제 막 조명받기 시작한 관설동 해미산성마을(세교마을)에서 약 3km 떨어진 곳에 있는 해미산성입니다. 이 3개의 산성은 삼각형 형태로 인접하여 있어 전시에는 3개의 산성을 활용해 적을 방어하고 공격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반곡관설동장으로 부임하면서 주민들로부터 해미산성과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치악산 능선에서 우리 원주를 지켜온 천년고성 해미산성에 대해 알게 되었고, 관심도 갖게 되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해미산성을 직접 보고 느끼기 위해 두 차례 해미산성을 다녀왔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던가요? 숨어있듯 깊숙한 산속에서 산성을 만나니 전쟁터가 연상되었고 장엄함이 느껴졌습니다. 잘 다듬어 쌓은 이끼 낀 성돌에서는 뭉클한 감동이, 허물어진 성벽에서는 안타까운 감정이 절로 생겼습니다. 성곽의 많은 부분이 풍화작용과 나무의 성장으로 인해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 치악산에는 영원산성, 금두산성, 해미산성 등 3개의 산성이 있다. 사진은 해미산성.

 해미산성을 아끼는 지역 주민들은 성벽이 더 무너지고, 영원히 묻힐까 노심초사합니다. 산성의 보존과 관리를 위해 해미산성이 문화재로 지정되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지난해부터 주민들의 건의로 원주시에서 문화재 지정을 위한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을 주민들도 해미산성을 알리고 해미산성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나섰습니다. 마을 발전을 위해 마을운영위원회도 구성하였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마을 청소도 함께하며, 아름다운 마을로 가꾸기 위해 꽃도 심어 가꿉니다. 마을 게시판도 만들고, 마을입구 시내버스 정류장에는 "해미산성이 있는 마을"이란 홍보물을 게시하였습니다.

 지난 11일 1일로 해미산성마을(세교마을)의 도로명칭이 세교길에서 해미산성길로 변경되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아 도로명을 해미산성길로 변경을 요구하여 행정 절차를 거쳐 도로명이 변경된 것입니다. 마을 명칭도 해미산성마을이라 부르기 시작하였습니다. 해미산성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해미산성마을에 활력이 샘솟고 있습니다. 

 해미산성을 문화재로 지정하여 잘 관리하고, 잘 보존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고 시급한 일입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했지요.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해미산성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해미산성은 치악산국립공원 내에 있습니다. 해미산성은 법정 탐방로가 없어 자유로이 갈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치악산의 3개 호국 산성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해미산성-금두산성-(향로봉)-영원산성을 연결하는 호국역사 탐방로를 개설하여야 합니다. 3개의 산성을 활용하여 탐방로를 개설하면 치악산국립공원의 가치는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등산객에게는 새로운 탐방로가 될 것이며, 학생들에게는 역사 교육장이 될 것입니다. 지역에는 새로운 관광자원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아직도 의외로 해미산성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반곡관설동에서는 해미산성 사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미산성을 더 많이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해미산성을 많은 사람이 자유로이 만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합니다. 해미산성에서 부는 바람이 마을 발전과 원주 발전으로 이어지는 순풍이기를 소망합니다.

김효중 반곡관설동 동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