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터미널 논란이 봉합 수순을 밟고 있다. 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오는 12월 초 고속버스터미널이 시외버스터미널로 이전할 예정이다. 현재 승차홈 배치, 승차권 발권에 대한 전산시스템 구축 등 세부적인 협의가 진행 중이다. 고속버스터미널 부지 매수자 측에서 고속버스터미널 운영업체인 동부고속에 조속한 퇴거를 요청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통합 터미널 운영은 나쁘지 않다. 

 문제는 그간의 과정이다. 동부고속은 작년 1월 터미널 부지를 매각한 뒤 매각 사실을 철저히 함구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뒤에야 사실관계를 파악한 원주시는 임시 터미널 부지를 물색하느라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고속버스터미널은 사유재산이지만 공공재 성격을 띤다.

 특히 동부고속은 고속버스터미널 부지를 매입할 당시 터미널 용지라는 이유로 원주시로부터 헐값에 산 뒤 지난해 비싸게 매각했다. 동부고속이 사회적 책임을 방기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다. 고속버스터미널이 시외버스터미널로 이전해도 문제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 향후 터미널 사용 수수료 문제 등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어서다. 

 지난달에는 시민의 발로 불리는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됐었다. 대도여객이 경영난으로 CNG 충전요금을 내지 못해 9월 15일부터 6일간 일부 노선 운행을 중단했다. 시민 불편을 막기 위해 원주시는 긴급히 전세버스를 투입했다. 이로 인해 세금과 원주시 행정력이 낭비되는 일이 발생했다.

 앞서 2017년 7월에는 태창운수 노동조합이 전면파업에 돌입하면서 태창운수 소속 시내버스 운행이 멈췄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 몫이었다. 택시도 이틀 운행하고 하루 휴무하는 3부제 해제를 놓고 법인택시와 개인택시 간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쯤 되면 원주시 대중교통의 총체적 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든 파열음을 낼 수 있는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원주시는 대중교통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대중교통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시행한다.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이 골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용역은 이미 했었다. 강원도와 원주시가 각각 시행했지만 뾰족한 답을 찾지 못했다. 준공영제를 도입한 타 지자체에서 올바른 선례를 만들지 못해서다. 

 그런 점에서 준공영제 검토와 아울러 시내버스 노선 전면 개편에 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5년 원주시는 시내버스 노선 전면 개편을 위한 연구용역을 했다. 당시 100여 개 노선을 60여 개로 축소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읍면지역과 도심권을 구분해 읍면지역과 도심권을 각각 운행하자는 제안이었다. 읍면지역과 도심권 간 이동은 환승하도록 계획했다. 이를 도입하면 운행 거리가 단축돼 배차횟수를 늘릴 수 있어 합리적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당시 태창운수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무산됐다. 노선 개편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가 있는 만큼 노선 전면 개편은 검토할 가치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