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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하나뿐인 치악산 황장목숲길 걷기 축제

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 관장l승인20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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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2일 오전10시 열리는 치악산 황장목숲길걷기 축제를 준비하며 참가 신청자들의 공통된 질문이 있다. "황장목이 뭐예요?" "황장목 숲길이 어디에요?" 충분히 이해간다. 지역의 역사 문화나 소나무에 관심이 많지 않으면 상식적으로 알 수 있는 스토리가 아니다.

 황장목(黃腸木)은 바로 금강소나무다. 일반적으로 부르는 금강소나무를 우리 조상들이 부르던 이름이다. 우리 역사에서 어느 문헌에도 금강소나무나 금강송이란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황장목은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해 많은 옛 문헌에 나온다. 소나무의 상단 줄기가 누렇거나 붉고 전봇대처럼 곧으며 하단부에는 가지가 거의 없다. 재목으로 사용하기에 최상급의 소나무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이런 소나무의 용도를 세 가지로 정했다. 첫째, 왕의 관 즉 재궁(梓宮)이다. 둘째, 궁궐 건축용이다. 셋째, 바다를 지키는 군함을 만드는데 필수품이었다. 해양 방위의 국방에 무엇보다 중요한 나무가 황장목 소나무였다. 이런 용도 때문에 국가에서 매우 귀하게 관리했다. 

 나라에서는 황장목 군락지의 산을 황장금산(黃腸禁山) 혹은 황장봉산(黃腸封山)으로 지정하고 거기에 금표(禁標)를 설치했다. 산주변의 자연석에 음각으로 황장목을 보호하는 다양한 내용을 새겼다. 전국에 이런 산이 60곳이었다. 순조 때 발간된 만기요람에 최종 데이터가 나온다.

 이렇게 설치된 표석(標石)이 치악산에 있는 황장금표(黃腸禁標)다. 전국적으로 13개가 남아 있다. 현재까지 발견된 것만으로 계산한 것이다. 그런데 치악산에는 구룡사 쪽에 3개가 있다. 비로봉 바로 아래 해발 1천220m 길가에 있는 비로봉 황장금표를 비롯해 구룡사 매표소앞, 구룡마을 입구 길가에 각각 있다.

 조선시대 원주 땅이었던 영월 무릉도원면에 있는 2개까지 합하면 무려 5개다. 전국적으로 하나의 산에 5개나 있는 곳은 치악산뿐이다. 특히 치악산의 황장목 보호 표석은 모두 황장금표로 표기됐다. 비로봉 황장금표는 유일하게 황장금표 네 글자만 표기됐다. 금표 설치는 성종 때 발간된 경국대전에 근거해 설치됐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치악산 황장금표는 중종 이전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지역 표석들이 숙종 이후에 설치된 것에 비하면 아주 빠르다. 조선왕조가 일찍부터 치악산을 금산으로 지정하고 특별하게 관리한 것이다.   

 지금은 황장목의 최대 군락지로 울진이 꼽힌다. 울진 소광리 일대는 워낙 험하고 교통이 나빠 역설적으로 황장목이 보호된 것이다. 소광리 일대에도 황장목을 보호하는 표석이 2개 설치됐다. 황장봉계(黃腸封界) 표석과 황장동계(黃腸東界) 표석이다. 울진은 금강소나무숲길이라고 이름 붙이고 지역의 소중한 관광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기가 최고다. 울진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황장목 군락지를 갖고 있지만 황장목 보호 표석의 역사로 보면 원주가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원주의 황장금표는 여러 가지 면에서 특별한 것이다. 다만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이다. 

 국용으로 사용하면서 귀하게 여겼던 황장목은 일제강점기 수난의 시대를 맞았다. 1905년 을사늑약을 시작으로 계획적인 수탈이 시작됐다. 대표적인 황장목 군락지인 완도, 안면도는 물론 오대산 등 내륙에 이르기까지 무차별적으로 베어갔다. 한민족의 삶과 문화가 된 소나무 이름을 지우기 위해 소나무 이름 사용을 금지했다. 1928년 세계적인 산림학자 우에키 호미키 교수가 금강소나무라고 개명해 학명으로 등재했다. 이후 황장목 이름은 사라졌다.

 2017년 시작된 황장목숲길 걷기는 치악산 황장금표를 스토리텔링한 걷기 축제다. 구룡사와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의 도움으로 2019년 황장목숲길이라고 이름표도 설치했다. 영산(靈山) 치악산 계곡의 물소리와 새소리를 벗 삼아 황장목 숲에서 흙길을 걷는 힐링 축제다. 원주의 품격 있는 명품 길이다.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원주 땅은 보물이다.


김대중 원주옻칠기공예관 관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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