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원주시장직 인수위원회에서 제안한 재검토 사업에 대해 원주시가 입장을 정리했다. 인수위의 재검토 제안에 대해 원강수 시장이 담당 부서별로 추진현황과 향후 개선방안을 보고받은 뒤 최종 결정을 했다. 관심을 모았던 아카데미극장 복원사업은 행정절차 과정에서 상부 기관이 제시했던 미흡한 사항이 보완·검증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향후 유지 관리와 운영비로 세금이 계속 투입돼야 하는 점도 걸림돌로 봤다. 사실상 복원사업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여지는 남겼다. 활용방안의 확장성을 높이고, 원도심 상권 활성화와의 연계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하겠다고 했다. 좀 더 충분한 숙의를 통해 재조정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발언도 했다. 아카데미극장 보존추진위원회는 최소한의 가능성은 남긴 것으로 평가했다. 

 최근 성황리에 끝난 다이내믹 댄싱카니발의 존폐 여부도 관심사였다. 원 시장은 그동안의 성과 분석과 신규 콘텐츠 발굴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개선사항을 적극 반영해 새롭게 변모한 축제를 선보이겠다고 밝혀 다이내믹 댄싱카니발 대신 새로운 축제 신설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단법인 한지개발원이 올해까지 12년째 위탁 운영 중인 한지테마파크는 장기간의 위탁 운영에도 불구하고, 시설 관리·운영의 성과 분석이 미비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기관 연구용역을 통해 한지테마파크의 효율적인 운영방안과 시설물 이용 제고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한지개발원의 계속 위탁 여부가 불투명해진 셈이다. 원주시시설관리공단과 원주문화재단에 대해 인수위는 방만하게 운영됐다고 비판했었다. 원 시장도 이에 공감해 조직 운영에 관한 진단을 하기로 했다. 조직 진단은 조직 축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원주시가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은 한정돼 있다. 민선 8기 역점사업을 추진하려면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의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원 시장은 새로운 것을 얻으려면 현재 움켜쥐고 있는 주먹을 활짝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3선을 연임했던 전임 원창묵 시장도 민선 5기를 시작하며 8대 재검토 사업을 통해 새 판을 짰다.

 사업성이 결여됐거나 성과가 미미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진통이 필요하다. 아쉬운 건 재검토 사업에 대한 평가 방식이다. 인수위 보고서가 공개된 뒤 사업 건건이 찬반양론이 전개됐다. 진영 논리로 비춰질 정도였다. 

 최종 결정은 원주시 몫이지만 시민들이 의견을 제기할 수 있는 통로가 미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 대의기관인 원주시의회조차 최종 결정에 도달하는 과정에 직접 관여할 수 없었다는 건 문제가 있다.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연 원 시장은 지난 석 달이 3년같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크고 작은 사안의 최종 결정에 대한 책임이 어깨를 짓눌렀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순간순간이 판단과 결정의 연속일 것이다. 슬기로운 판단과 결정을 위해서는 시민숙의위원회와 같은 시민조직 운영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