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30일이면 원주시가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한 지 3년이 된다. 하지만 아직도 원주가 문학 창의도시인지 모르는 시민이 많다.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하자마자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지역사회의 관심을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난해 원주시는 대한민국 최초로 10월을 문학의 달로 지정하면서 10월 한 달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학 창의도시로 가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 하지만 코로나19 거리두기로 모든 프로그램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면서 시민들의 관심을 얻지 못했다. 올해는 거리두기 해제로 모든 프로그램을 대면으로 진행하면서 창의도시 가입 3년 만에 원주가 문학 창의도시임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문학 관련 프로그램이 많다고 문학 창의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는 창의산업 육성을 통해 문화 다양성의 가치를 실현하고, 네트워크에 가입한 도시들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경제·사회·문화적 발전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문화를 근간으로 시민의 참여를 통해 도시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전 세계 많은 도시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창의도시가 추구하는 도시발전은 지속 가능한 도시발전과 맞닿아 있다.

 때문에 원주시가 문학 창의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원주가 가지고 있는 문학적 잠재력을 기반으로 문학을 원주의 미래 먹거리로 만들기 위해, 과감한 정책을 추진하고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그런데 원주시 주요 정책에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가 설 자리는 없는 것 같다. 원주시가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한 이후 문학 창의도시를 만들기 위해 투입한 예산은 3억여 원에 불과하다. 중장기 계획도 없다. 이대로라면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는 원주를 외부에 홍보할 때 내세우는 도시 브랜드에 불과하다. 

 유네스코 창의도시는 도시 브랜드가 아니다. 원주시가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할 수 있었던 것은 원주시가 문학을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도시임을 인정받은 것이다. 때문에 원주시가 문학 창의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원주가 가지고 있는 문학적 자산과 시민역량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이루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와 영국의 노르위치, 아일랜드 더블린은 대표적인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이다. 이들 도시들은 인구가 20만~50만 명에 불과하지만 연간 관광객이 1천만 명이 넘고, 해당 국가의 독립출판 대부분이 이 도시에 기반을 두고 있을 만큼 문학이 도시를 먹여 살리고 있다. 원주시도 향후 100년 뒤 이들 도시처럼 될 수는 없을까? 문화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기업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을 역점사업으로 내세운 원강수 시장의 관심과 의지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