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보는 우리 마을은 어떤 모습일까? 원주의 자연마을들을 드론으로 촬영해 각 마을들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 살펴보고, 마을 이름에 담긴 역사적 유래와 마을 역사들을 소개한다. 
또한, 마을 영상을 유튜브 '원주투데이/원주방송' 채널을 통해 제공한다. 

 

▲ 하늘에서 본 신림면 성남리.(이 사진은 허가를 받아 촬영하였습니다)

 원주 치악산 줄기 남대봉과 시명봉에서 남쪽으로 길게 뻗어 내린 줄기 사이 기다란 논과 밭들 사이로 옹기종기 모여 사는 산촌. 신림면 성남리이다.

 우리나라 사찰 중 해발이 가장 높은 상원사(上院寺)가 멀리 치악산 등성이에 보이고, 마을에는 천연기념물 '성황림(城隍林)'이 바람막이처럼 둘러쳐져 있어, 아늑하고 정감이 물씬 묻어날 것 같은 마을이다.

 서기 9세기 무렵 시명봉 아래 미내골 너른터에 자리 잡았던 석남사(石南寺) 터. '미완의 왕조 국가 건설자들'인 양길(梁吉)과 궁예(弓裔)가 군사들을 모아, 혼탁한 시대에 대망을 꿈꾸면서 훈련하던 곳이다. 후에 역사가들이 '고려 건국의 배태지(胚胎地)'라 했던 이유다.

 성황림 가운데 조그맣게 지은 성황당은 국가에서 제례 비용을 지원해 매년 음력 4월 7일과 9월 9일 두차례 치악산 성황신에게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린다.

 성황림은 ▷2만여 평 규모의 자연림 지대로 신단수의 원형을 볼 수 있다는 점 ▷서낭목과 함께 숲 전체가 숭배의 대상으로 보존되고 있다는 점 ▷평지에서 볼 수 있는 활엽수림이라는 점 ▷온대 낙엽수림이 잘 보존되어있어 그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는 숲이다.

 치악산 국립공원 지역과 인접해 있어 미래 후손들에게 물려줄 자연유산을 잘 간직하고 지켜가는 마을 사람들의 자부심이 크다. 

 원주를 '보은의 도시' '생명의 도시'라고 하는 역사적 배경에는 성남리 마을 꼭대기 상원사에 전하는 '꿩 전설'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위태로운 생명을 구해준 선비와, 그 은혜를 갚는 꿩의 보은(報恩)에 대한 얘기를 간직한 마을이다.  

 '미완의 왕조 건설을 꿈꾸던 자'들의 웅지가 깃들어 있고, 원주를 상징하는 '보은'과 '생명 존중'의 정신을 간직한 마을, 이 마을 성황림에서 한 해 두 차례 염원하는 바가 원주의 안녕과 발전까지 이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를 일이다.

 최근에는 치악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마을에는 휴양시설들이 점차 늘어나고 외지에서 마을에 들어와 생활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지만, 오랜 세월 동안 지켜왔던 마을의 역사와 전통이 흩어지지 않고 잘 보존되어 앞으로도 마을의 자랑이 되어 나갔으면 좋겠다.

 

 ※이 콘텐츠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동진 시민기자(전 원주역사박물관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