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보는 우리 마을은 어떤 모습일까? 원주의 자연마을들을 드론으로 촬영해 각 마을들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 살펴보고, 마을 이름에 담긴 역사적 유래와 마을 역사들을 소개한다. 
 또한, 마을 영상을 유튜브 '원주투데이/원주방송' 채널을 통해 제공한다. 

 

▲ 행구동 오리현마을 전경.(이 사진은 허가를 받아 촬영하였습니다)

 반곡관설동 혁신도시 북쪽 끝자락과 행구동 길카페 사이로 영랑촌 동쪽에 있는 치악산자락 따라 길게 이어진 마을 오리현(梧里縣). 마을 앞에 길게 오리나무 숲이 있어 붙여진 이름인데 '오리'라는 이름이 흉하다 해서 '오리현'으로 바꿔 불렀다. 숲이 얼마나 무성했는지 마을 밖에서 보면 마을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예전부터 우리는 5리(五里)마다 심었다 하여 오리나무로 불리게 됐다는 것으로 알아왔다. 안내판이 없었던 옛날에 거리를 나타내기 위해 심은 나무를 이정목(里程木)이라고 했는데, 오리나무는 5리(약 2㎞)마다 심어서 거리를 알려주는 이정목이다. 나무 타령이라고 하는 민요에도 '십 리 절반 오리나무'라는 구절이 나오기에 그럴듯한 유래담으로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오리나무는 또 탈을 만드는 재료로도 쓰였고, 나막신이나 빗을 제작하는 용도로도 쓰였으며, 열매는 타닌이 많아 염색재료로도 쓰였다고 한다.
 

 이런 오리나무 숲이 마을에 있어 지명이 된 것은 아닌 듯하지만, 오리현의 또 다른 이름으로는 '함지박(咸地朴)'이라 했다고 한다. 옛날 풍수장이가 이곳을 두루 살피고 나서는 '마을이 꼭 함지박처럼 생겼고, 지형 또한 그러하니 함·지·박씨가 와서 살면 길할 것이다'고 하는 전설이 내려왔는데, 그래서인지 몰라도 200여 년 전 이 마을에 강릉함씨 문중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고, 이어 지씨와 박씨들도 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70년대까지만 해도 동네 100여 가구 가운데 함씨네가 80여 가구, 지씨네가 16가구, 그리고 박씨네 2가구가 살았고 다른 성씨래야 한두 가구 정도였다고 한다. 
 

 또한, 이 마을은 오랫동안 전승되어 오던 농악이 있는데, 규모와 틀이 갖춰져 본격적으로 활동을시작한 것은 80년대 들어서부터이다. 40∼80명으로 구성된 농악단으로 3층으로 춤추며 노는 '무동(舞童)놀이'와, 농경사회의 바쁜 생활상을 반영하듯 경쾌하고 빠른 음률을 지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80년대에는 강원도 민속예술경연 대회에 출전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근래에는 시들해져 명성은 옛 이야기처럼 되고 말았다.
 

 오리현사거리 회전교차로에서 치악산 방향으로 오르다 보면 오른쪽으로 영광병원이 있는데 이곳부터가 오리현 마을이다. 길을 따라 왼쪽으로 옹기종기 들어선 집들을 지나면 지금은 폐선이 된 중앙선철도가 있는데 최근에는 '치악산 바람숲길'을 조성하느라 철교가 지나가던 둑을 허물기 시작했다. 마을 가운데를 가로지르던 철교가 없어지지만, 국도대체 우회도로가 여전히 마을 허리를 자르면서 지나가고 있다.
 

 마을 안쪽에 KT연수원이 들어서 있고 마을 남쪽 산 언덕에 상애노인요양병원이 자리하고 있다. 마을 위쪽으로 국도대체 우회도로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지나면 도로 한 가운데 수령 천년을 자랑하듯 위세가 엄청난 느티나무를 만나게 된다. 
 

 이 나무는 높이 35m, 나무 밑둥 둘레 7.5m, 그늘 면적 165㎡이다. 나무 밑둥에 구멍이 있는데 예전에는 그곳에서 마을 노인들이 짚신을 삼기도 했고, 비를 피하기도 했으며, 6.25 동란 때에는 인민군들이 그곳에 총을 버리고 도망갈 만큼 구멍이 컸다고 한다. 
 

 오리현 마을은 지금 조용한 시골 농촌 마을이다. 치악산을 동쪽으로 등지고 멀리 서쪽으로 원주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한적한 농촌 마을이다.

 

 ※이 콘텐츠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동진 시민기자(전 원주역사박물관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