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온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는 속에서도 시민들이 보여준 헌신적이고 치밀하며 양보하고 인내하는 모습들은 국민으로서 지녀야할 국덕(國德)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가 위기이긴 하지만 어쩌면 우리에겐 기회가 왔다고 봅니다.

 첫째, 예전에도 그랬지만 바이러스 앞에서는 국경이 필요없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이 대국민 연설에서도 밝혔지만 이 바이러스는 여권이 없다고 선포했습니다. 그래서 국가주의나 개인주의로는 절대 이러한 질병을 이길수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질병 앞에 핵무기가 소용이 없고 선진국이니 강대국이니 하는 것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렸습니다. 자본주의니 사회주의니 하는 것도 의미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온세계가 힘을 합해 이 난국을 함께 타개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지구 멸망을 초래할 위험요소로 핵무기나 지구온난화 보다도 바로 신종 바이러스라고 합니다. 산림파괴와  가둬키우는 목축업 그리고 교통의 발달로 지구는 그야말로 일일생활권이 아니라 일일 바이러스 전파권에 들어와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계가 하나로 연대하여 이 문제를 대처해야 한다는 지구적 차원의 문제를 마을에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둘째, 어느 나라건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요구합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는 이 질병은 당사국인 중국은 물론 소위 강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나라들에서 조차 진단과 검사 방역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서로 남의 나라 탓으로 돌리다가 입국거부 등의 비 인도적 조치를 취하다가 급기야 자국으로 급속히 번진이후에야 허둥대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던진 조치가 이제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습니다.  옛속담에 '때를 놓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막는다'는 우리선조들 속담이 꼭 이를 두고 하는 말 아니겠습니까? 민주적 사회시스템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합니다.

 셋째는 평상시 사회적 약자와 서민들을 위한 복지와 정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느끼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만 본다면 세계적으로 유래없이 전쟁 후 50년 안에 민주화와 경제화를 이룩한 보기드문 나라라고 자랑하지만 또하나 양극화란 불명예를 안고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성장논리에 입각해 GDP만을 지표로 인생행복도를 얘기한다는 게 어불성설이 되어 버렸다고 봅니다. 자살율 1위를 자랑하면서 어찌 경제화와 민주화를 부르짖을 수 있단 말입니까?

 수많은 무주택자들, 영세자영업자들, 소상공인들, 그리고 청년 실업자들, 농어촌 주민들의 열악한 삶과 도시빈민들, 장애인들, 고령의 독거노인들 그리고  저같은 문화예술인들에게 생계와 생존을 위협하는 작금과 같은 사태는 날마다 빈곤과 공포속에서 살아야 하는 무서운 전쟁과도 같은 기간이 아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양극화를 줄이고 사회적 대전환의 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넷째, 문화예술, 스포츠, 종교 등이  공공의 선(善)을 위해  되돌아 보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문화예술, 스포츠, 종교 등이 거대 담론을 위해 탑을 쌓아 올려가는 모습으로만 진행되어왔던 것에 심각한 자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봅니다. 문화예술과 스포츠는 자본의 논리에 따라 스타시스템과  프로경기로 수많은 관람객을 중심으로, 종교는 대형교회 위주로 집중적으로 교세를 확장해 신도들을 모아나가는 시스템으로 진화를 거듭하는 식으로 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로 우리는 진정한 문화예술이 무엇이고 스포츠와 놀이가 무엇이고 신과 인간은 어떤 것인가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고 있지 않을까요? 상업화 되어버린 예술과 종교는 치유로써의 존재가치를 부정 당하게 될 것입니다. 

 다섯째,  우리삶에  일상의 그리움을 통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깊이 성찰하게 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인들은 SNS와 네트워크를 통해 소소하게 자신의 역량과 솜씨를 펼치고 평가받으며 기쁨과 행복을 맛볼 수 있고 맘이 통하는 친지 둘셋이 모여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가고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짜며 즐기는 것도 필요한 일들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야말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주체자가 되는 노력들이 필요로 할것이기 때문입니다. 큰 공연장을 찾는 예술가가 아니라 마을극장을 만들어가는 문화예술의 일상화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 인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적군을 보고 다같이 동맹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종교, 이념, 국가, 인종을 떠나 총궐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에서는 지금 공동체를 지키고 회복하기 위해 여기저기 나라를 구하고 이웃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뛰고있는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의료기관  종사자들과 자원봉사자들 같은 수많은 시민들을 보면서  새로운 시대를 봅니다. 아니 이분들은 대한민국에 멈추지않고 세상을 구원하는 메시아가 되어 전세계로 뛰어 다닐것입니다.

 시민의식의 발전을 보면서 마을공동체의 복원을 기대하며 작은공연장을 가득채울 문화예술활동가들의 노력을 기대합니다. 또 코로나 사태를 극복해 나가면서 힘겹지만 새로운 시대가 펼쳐지는 희망을 봅니다.

성락윤 복합문화공간 '씨앗'대표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