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보는 우리 마을은 어떤 모습일까? 원주의 자연마을들을 드론으로 촬영해 각 마을들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 살펴보고, 마을 이름에 담긴 역사적 유래와 마을 역사들을 소개한다. 
 또한, 마을 영상을 유튜브 '원주투데이/원주방송' 채널을 통해 제공한다. 

 

▲ 행구동 길카페 전경.(이 사진은 허가를 받아 촬영하였습니다)

 

 원주 동쪽 치악산 자락, 곧은치를 오르는 자드락길을 따라 양쪽으로 1990년대부터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한 찻집과 음식점들이 이제는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

 '행구동'이라는 명칭보다는 '살구둑'이라는 정겨운 이름으로 불렸는데, 일제강점기 지명이 한자식으로 만들어지면서 살구나무 행(杏)과 언덕 구(丘)가 합쳐 '행구(杏丘)'가 되었다.

 길카페가 늘어나면서 자드락길 옆으로 살구나무를 가로수로 심어 길카페의 풍치를 더했다. 

 길카페 양옆의 살구나무들 말고는 산자락 마을에는 그다지 살구나무가 보이지 않아 어느 날 마을의 할머니 한 분께 여쭤본 적이 있었다. "할머니, 이 마을이 살구둑 마을인데 살구나무가 전혀 안 보이네요?" 했더니, 다 캐다가 길가에 심었다는 말만 들었다.

 길카페가 시민들에게 여가문화를 소비하는 휴식 공간이기도 하지만 이 마을 조금 위쪽으로는 원주 역사에 의미 있는 문화유산들이 즐비한 곳이기도 하다. 국태민안과 원주를 비롯한 주변의 여러 군현(시군)의 안녕을 기원하던 '동악단(東岳壇)' 그로 인해 지명이 생겨난 '향로봉(香爐峯)'이 있고, 삼국시대 축성된 것으로 전해지는 '금두산성(金頭山城)' 그리고 위치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치악산에 모셔진 '공민왕태실(恭愍王胎室)'이 길카페 동쪽 뒷산에 있는 문화유산들이다. 

 그 외에도 조선 숙종(肅宗)의 지시로 중건하였다는 '국형사(國亨寺)', 동양 최대 108 염주를 소장한 '관음사(觀音寺)', 흔치 않은 탑인 청석탑(靑石塔)을 가진 '보문사(普門寺)', 그리고 '연암사(燕巖寺)'가 있다. 

 곧은치는 원주에서 횡성 강림면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요즘은 가볍게 치악산 산등성에 올라설 수 있는 고개로 산을 좋아하는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지만, 예전에는 보부상들이 넘나들던 곳이었고, 60~70년대에는 강림에서 원주로 학교에 다니던 등하굣길이기도 했다. 

 길카페에서 해거름 차 한잔하면서 내려다보는 원주 시내 풍경은 계절마다 다양하다. 특히, 명봉산을 끼고 지는 저녁노을은 길카페를 찾는 시민들에게 선물 같은 풍경이다. 원주의 허파와도 같은 치악산! 그 산 아래 구릉지대를 오르는 길옆으로 늘어선 찻집과 음식점들은 오늘도 시민과 원주를 찾는 분들에게 에너지와 위안을 주는 곳이다. 

 

 ※이 콘텐츠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동진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