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늘 목소리를 높이는 주제 중 하나는 자립이다. 특히, 경제적·사회적 자립을 위한 조건으로 특히 일자리에 대한 정책 변화를 요구한다. 장애인과 지역사회가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고용의무 제도가 도입된 후 벌써 30년이 지났다. 그동안 정말 많은 사회적 변화가 있었다. 장애인 고용 상황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 초기 장애인 고용률은 0.4 %에 불과했는데 현재는 3.1%로 크게 향상됐다. 한국 사회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이 그만큼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정부도 장애인 고용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우리 강원도에서도 장애인 고용환경이 변하고 있다. 2020년도 기준 도내 15세 이상 장애인은 9만9천966명이며 이중 취업자는 4만3천873명으로 43.9%에 달한다. 우리나라 장애인 평균 취업률이 34.9%이니 낮은 비율은 아니다. 

 원주에는 11개 공공기관이 밀집해 있는 혁신도시가 있다. 이중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관광공사, 도로교통공단 등은 매년 수십 명씩 장애인을 특별채용, 장애인 고용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직무상 어려움이 있는 국방부나 도교육청의 장애인 고용은 조금 저조한 편이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의무 고용률은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이 민간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의무를 떠나서 국민의 세금으로 정책을 펼쳐가는 공공기관들의 장애인 고용 시도는 매우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018년부터는 법정 의무교육으로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직업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장애인이 많다는 뜻이다. 장애인 복지제도로 장애인 고용이 나아지긴 했지만, 장애인 고용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촉진하고 또 장애인 당사자들은 더 나은 직업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30여 년 전에는 취업을 희망하는 장애인이 고용하고자 하는 기업보다 훨씬 많았다면, 현재는 취업을 희망하고자 하는 장애인보다 장애인을 고용하고자 하는 기업이 더 많은 상태다. 예전에는 장애인 고용을 시혜적인 측면에서 바라봤지만 지금은 새로운 HRD 즉, 인간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장애인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면보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직업적인 장점에 포커스를 두어 고용 활동에 참여시키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들도 본인이 잘할 수 없는 기능에 좌절하기보다 잘할 수 있는 기능과 재능에 눈을 돌려 취업 준비를 해야 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장애인 고용률과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기업체 발굴은 물론 각 업체의 장애인 고용률을 관리·지원한다. 장애인들을 위해서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직업적 장점을 발굴하고 개발하도록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선천적으로 또는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 지역사회가 장애인에 대한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들을 경제활동에 참여시킴으로써 고용 창출에 이바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승권 한국폴리텍대학원주캠퍼스 교수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