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열 전 시장과 원창묵 전 시장, 원강수 시장이 천사운동 20년의 역사와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천사운동 20주년 기념 대담'에 참석했다.

전·현직 원주시장이 시민서로돕기 천사운동의 20년 간 역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해 천사운동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지난 3일 원주시사회복지센터 2층 강당에서 개최된 '그때 그 시절…천사들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열린 대담회에는 원강수 원주시장을 비롯해 김기열·원창묵 전 시장과 천사운동을 함께 해온 실무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대담은 오랜 기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천사운동의 기틀을 마련하고 나눔 문화 활성화에 헌신해 온 주역들과 시민서로돕기 천사운동 20년사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한편, 향후 천사운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대담회는 천사운동을 구상하고 시작한 김기열 전 시장의 회상으로 시작됐다. 김 전 시장은 90년 대 중반 신림면 한 독거노인이 아들과 오래 전 연락이 끊겼지만 법적 부양자가 있다는 이유로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쓸쓸히 생을 마감한 사건을 계기로 차상위계층을 돕는 민간 후원 활동으로 천사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재임 기간인 2002년 소액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기부문화를 만들어가고자 1,004원으로 기부할 수 있는 시민서로돕기 천사운동을 시작했다. 김 전 시장은 "천사운동을 활발하게 운영하고자 읍면동 별로 실적을 압박하면서 말도 많았지만 민관협력으로 이뤄낸 원주의 자랑스러운 기부 문화가 됐다"며 "소액 기부로 차상위계층을 돕는 활동에 많은 시민이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전 시장은 재임 당시 천사운동 지원조례와 기념일 등을 제정해 기반을 닦았으며, 2010년에는 누적 최고 모금액인 41억 원을 돌파할 정도로 활발하게 천사운동을 전개해왔다.

이후 원창묵 전 시장은 천사운동의 내실을 다지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원 전 시장은 "김 전 시장님이 자리 잡아 둔 천사운동을 이후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천사운동본부를 출범하는 등의 노력을 했다"며 "한편으로는 민간운동으로 줄어드는 기부금을 고려해 지역 관급공사 계약 시 기부를 약속하고 천사기업 날개달아주기 사업을 통해 기관·단체의 참여를 독려했다"고 전했다.

원 전 시장 재임 동안에는 천사운동이 민간주도로 이뤄지면서 기부금이 줄긴 했으나, 자발적인 참여가 늘어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으며, 천사운동 협력의료기관, 우리아이 천사만들기 등 더욱 다양한 기부 사업으로 확대해 나갔다.

제1대 시민서로돕기 천사운동본부장을 역임한 김형방 교수는 천사운동의 앞으로 발전 방안에 대해 제안했다. 김 교수는 "천사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홍보 활동은 매우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홍보 예산을 잡는 데는 불만이 야기될 수 있다"며 "원주시에서 홍보 예산을 지원한다면 홍보 활동의 명분이 생기고, 민관 협력의 이상적이 기부 사업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원주 전입자들을 대상으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마다 천사운동을 포함한 원주시를 소개하는 홍보 책자를 배포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안했다.

지역신문을 통해 천사운동 홍보에 앞장섰던 원주투데이 오원집 대표는 "원주의 천사운동은 이웃돕기를 사회운동으로 승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이를 20년 간 한결같이 지속해 왔다는 점에서 원주시민 모두가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2019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주 시민 중 지난 1년 동안 후원에 참여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24.6%이며, 자신이 중위소득계층이라고 답한 사람은 62.3%"라며 "중위계층 시민들이 월 1천 원 정도는 이웃돕기에 동참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천사운동이 더욱 세밀하고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천사운동 활성화에 대한 기대는 새로 취임한 원강수 시장에게로 쏠렸다. 원 시장은 "코로나 등으로 어려운 시기인 지금이야 말로 천사운동이 가장 활발하게 전개돼야 하기에 시장이 앞장선다는 의미에서 취임 후 1천4만 원의 천사운동 후원금을 기탁했다"며 "지난 20년 간 역대 시장들이 쌓아 온 업적들을 기반으로 더욱 활성화 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 시장은 지난달 취임 후 천사운동 후원금으로 1천4만 원을 기탁하면서 천사운동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원 시장은 급여에서 일부를 분할해 기부금으로 매달 납부할 예정으로 공직 생활 후 기부에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하고자 후원금을 기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