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가 자율방범대 지원실태에 관해 특정감사를 한 뒤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사진은 시청 전경.

‘원주시 자율방범대 지원에 관한 조례’에 의하면 방범대는 읍·면·동 단위로 1개를 원칙으로 한다. 다만 원주시가 지역 여건을 고려해 2개 이상 방범대를 설립할 수 있다. 현재 원주에는 32개 방범대가 등록돼 있다. 해병전우회 자율방범대도 그중 하나이다.

해병전우회 자율방범대는 원주시해병대전우회에서 설립했다. 그런데 원주시 감사부서에서 자율방범대 지원실태에 관한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해병전우회 자율방범대는 방범대 설립·등록신청서와 등록대장이 존재하지 않았다. 해병전우회 자율방범대의 등록 적정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읍·면·동 단위로 조직된 것도 아니며, 방범 활동 등을 위해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조직한 단체로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데도 원주시는 해병전우회 자율방범대에 운영비는 물론 순찰차량 구입비도 보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순찰차량으로 보조를 받았으면 방범대 차량임을 확인할 수 있는 도장이나 표시를 해 순찰차량이 운행할 때 방범 활동 중임을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특정감사 결과 해병전우회 자율방범대 순찰차량에는 해병대 글자와 해병대 마크만 표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시가 방범대 순찰차량이 아닌 해병대전우회 차량을 교체해준 셈이었다. 그런데도 원주시는 해당 정산 보고사항에 대해 지적사항 없이 ‘적합’ 승인을 했다.

이번 특정감사에서는 32개 자율방범대 운영비 집행과 관련해서도 다수의 지적사항이 제기됐다. 방범대 순찰차량이 경유차임에도 휘발유를 주유한 영수증을 제출했거나 운행거리 대비 주유비가 과다하게 사용되는 등 유류대 사용이 부적정했다.

야식비를 회식비나 야유회 비용으로 사용하거나 특별한 사유 없이 야식비를 아침·점심시간에 사용한 사례도 있었다. 야식비로 편의점에서 주류 및 숙취해소제를 구입한 사실도 적발됐다. 보조금계좌 연계 카드 미사용 사례도 나왔다. 카드전표 또는 세금계산서 없이 간이영수증이나 거래명세표만으로 정산했거나 개인카드로 결제한 뒤 계좌이체한 일도 있었다.

영수증 등 증빙서류 일체가 존재하지 않은 자율방범대도 있었다고 한다. 보조사업이 완료됐음에도 집행잔액 및 예금이자를 반납하지 않는 등 다수의 부적정 사례가 있었지만 원주시는 단 한 건의 시정 요구나 보조금 환수 처분을 한 사항이 없었다. 영수증 등 증빙서류를 일절 첨부하지 않고 정산 보고했어도 원주시는 어떠한 지적이나 수정·보안을 요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감사부서는 순찰일지를 작성하도록 해 운영비가 투명하고 목적에 맞게 사용되도록 해야 하며, 방범 활동을 위한 기본경비 등이 아닌 지출에 대해서는 지출결의서를 작성하도록 해 사용 내역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처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