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는 내년 준공을 목표로 우산동 옛 시외버스터미널 자리에 강원도 사회적경제 혁신타운을 짓고 있다. 사진은 조감도.

원주시는 지난 2019년 4월 ‘원주시 사회적경제 기본조례’를 제정했다. 원주에서 활동하는 사회적경제 조직의 설립·운영을 지원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조성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사회서비스를 확충하려는 것이다. 지역사회 통합과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다.

작년 12월에는 ‘원주시 사회적경제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했다. 기후위기와 감염병 등 환경·생명 위기의 불확실성과 혼돈상태에서 사회적경제 운동, 나아가 협동운동을 통해 대안을 찾자는 취지였다. 원주에 사회적경제 인프라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국내 협동조합 운동의 메카로 통하면서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원주시 행보는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적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 구매에 인색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1년 공공기관의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실적에 따르면 원주시 구매실적은 전국 최하위 수준이었다.

고용노동부는 공공기관의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사회적기업 육성법에 따라 공공기관별 구매실적과 구매계획을 매년 공고하고 있다. 원주시는 지난해 총구매액 2천460억여 원 중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액은 19억2천100만 원으로, 구매율은 0.78%였다. 2019년 1.56%, 2020년 2.96%보다도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전국 공공기관 구매율 2.77%는 물론 자치단체 구매율 6.27%와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강원도 18개 시군 중에서는 평창군(0.17%), 강릉시(0.76%)에 이어 3번째로 구매율이 낮았다. 태백시가 10.93%로 도내에서 가장 높았고, 이어 춘천시 5.96%, 인제군 5.85% 순이었다.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 고용, 사회서비스 제공, 지역사회 공헌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다. 정부에서도 공공기관과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공공구매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공공구매지원센터를 통한 구매 상담,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 확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도 협동조합 운동의 메카라고 홍보하는 원주시가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에 인색하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원주시가 올해 계획한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율도 1.03%에 그쳐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원주시는 총구매액이 많아 상대적으로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비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관내 사회적기업을 홍보하는 책자를 제작해 배포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회적기업 구매액으로 따지면 원주시가 춘천시(32억6천만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한편 원주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중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구매율이 10.92%로 가장 높았다. 한국광해광업공단, 국립공원공단, 도로교통공단, 한국관광공사,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도 구매율이 3%를 넘었다. 그러나 대한석탄공사는 0.18%로 낮았다. 원주시시설관리공단 구매율은 2.31%였으며, 원주의료원은 0.16%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