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문막농협 원주쌀토토미 및 찰옥수수 축제를 역대급으로 마치고 나니 감회가 새롭다. 2013년 처음 옥수수 축제를 한다고 하니 '전국에 옥수수 안 나오는 데가 어디 있느냐?' '한 조합장은 쌀은 안 팔고 옥수수만 판다'며 비아냥 비슷한 말도 많았고, 직원들도 축제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했고, 안하던 축제를 해서 고생만 시킨다는 등 말들이 많았다. 

 축제 장소인 문막체육공원 일원은 폭우와 장마로 개흙이 덮어 참담하기 이를 데 없었다. 천막 한 동 펼칠 곳이 없었다. 긴 한숨과 함께 고민이 컸다. 먼저 소방서에 협조를 구해 개흙으로 덮인 축제장소를 씻어가며 행사장 천막을 펼쳤다. 중장비를 동원해 물 고인 곳을 파고, 도랑을 내고 경운기와 롤러를 동원해 행사장을 정리했다. 우리 직원들이 절망할 때 고 정주영 회장님이 '너 한번 해봤냐'고 하셨던 말이 생각났다.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싶었다. 

 직원들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다가 직원 가족 교육을 했다. 교육내용은 농협은 농민 조합원이 주인이고 조합원이 잘 살아야 직원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옥수수 30개 한 박스를 공판장에 출하하면 5천 원, 많이 받아야 7천 원 정도이다. 거기서 수수료 등 제비용 1천500원을 빼고 나면 농민에게는 3천500원~5천 원이 남는다. 공판장만 바라보고 농사를 짓던 것을 우리가 축제를 해서 도·농간 직거래로 30개 한 박스를 1만 원 이상 팔아주자는 내용이었다. 

 "공판장보다 두 배로 더 받을 수 있는 길이 있는데 직원가족 여러분 이런 축제를 해야 됩니까, 말아야 합니까. 두 배로 받으려면 힘들지 않고서는 해낼 수가 없습니다. 저는 100여 명 직원들과 다 같이 근무하고 싶습니다. 경영이 어려워 구조조정을 하라면 누구를 합니까? 우리 다 같이 어려운 농민 조합원을 위해 우리를 위해 힘을 합쳐  노력 합시다"라고 설득을 했고 그 결과 직원들의 자발적인 아이디어와 참여로 지금까지의 성공적인 축제를 할 수 있었다고 본다. 

 우리 문막농협 축제는 10회째를 맞이하면서 장마와 폭염 속에서도, 코로나19 속에서도 한 번도 쉬지 않고 진행되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행사장엔 포크레인으로 도랑내고 양수기로 물을 퍼내고 파레트를 깔아가며 축제를 했다. 관광객과 내빈의 먹거리는 여성 조직인 농가주부, 고향주부모임 회원들이 장화를 신고 음식을 만들어서 대접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전국적인 축제가 중단되었을 때도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팔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전국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라는 방식으로 축제를 진행해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1회부터 10회까지 각종 농산물 판매액이 60억 원에 이르며 공판장 평균시세보다 더 받아준 추가 농가 소득 금액이 15억 원에 이른다. 

 축제를 하면서 옥수수 축제배 전국 축구대회도 병행하고 있다. 전국 축구 동호인들 1천 명이 1박 2일간 경기를 하기 때문에 축제를 전국에 알림과 동시에 지역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행사비도 도비, 시비, 농협중앙회 등에서 지원받고 있다. 바람이 있다면 국비를 지원받아 농산물 판매 최고 축제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또한, 옥수수축제를 홍보하고 옥수수의 진 맛을 보여주기 위해 매년 옥수수 5천개를 쪄서 지역의 기관·단체를 방문하고 있다. 축제 홍보를 위한 전단지 3만 5천장, 플랜카드 150개를 달았다. 축제를 하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원강수 원주시장님, 이재용 원주시의회 의장님을 비롯한 의원님들, 특히 박정하 국회의원님, 김진태 도지사님과 사모님 원현순 님, 김용욱 강원지역본부장 사모님 금문영 님께서는 밥 짓기 경연대회에 참가해 주셨다.

 이용환 사단장님께서는 군악대 공연을 매년 지원해 주고 있다. 재경원주시민회 김용태 회장님을 비롯한 회원님들도 관광차 2대로 방문해 고향사랑, 고향농산물 판매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 중심엔 탁명자 사무총장님의 노력이 컸다고 본다. 금년에는 재부천시민회 김용철 회장님을 비롯한 많은 회원들이 참석해 자리가 빛났으며, 김용철 회장님은 추석 선물을 고향 햅쌀로 한다며 20kg 100포를 예약하고 가셨다. 

 농협중앙회 박영훈 감사위원장님. 제주도 하귀농협 강병진 조합장님, 부산 금정농협 송영조 조합장님도 참석하였으며, 서울 관악농협 박준식 조합장님은 고향주부모임 회원들과 함께 관광버스를 대절해 참석해 주셨고, 강원지역 조합장님들과 각 기관·단체장님들께서도 많이 참석해 주셨다. 

 축제를 시작한 지 10년 만에 중앙정부에서 이 지역 출신이신 인사혁신처 김승호 처장님께서 참석해 행사를 빛내 주셨다. "농산물 판매를 이렇게 크게 하는 줄 몰랐다"는 김처장님은  "이렇게 큰 축제는 처음 본다"며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겠다"고  했다. 

 올해는 10년의 축제 중 역대급으로 4만5천 명 정도는 온 것 같다. 축제장을 꽉 메운 내방객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고 메어졌다. 코로나 사태를 지나며 힘든 시기임에도 이렇게 많이들 찾아주시니 고맙다고 되뇌었다. 축제를 함으로써 농가소득증대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지역을 알리고 브랜드가치가 높아짐으로써 삶의 질 향상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진정 농협 본연의 목표라고 믿는다. 

 농산물 가격이 늘 제 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고 한탄만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농산물의 판로확대와 고소득 작목 육성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우리 지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쌀은 지난 2020년 한국 소비자 평가 최고의 브랜드 대상 수상에 이어 호주의 시드니와 멜버른에 수출했다. 미국 LA와 세계최대 쇼핑몰인 아마존몰에 수출하여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쌀은 쌀 대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또한, 축제를 통해 공판장 출하에만 의존하던 옥수수 판매를 우리 농협에서 직접 매입하여 도·농간에 직거래함으로써 공판장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여 농가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며, 판매의 어려움을 덜어 주고 있다.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서 고소득 작목도 육성하고 있다. 지난 2018년 5농가 1천700평에서 올해는 42농가 3만5천 평으로 논마늘 수확면적이 늘었다. 앞으로 더 많은 농가들이 논마늘 농사에 참여 할 것 같다. 조생종벼를 심고 난 후 10월 경 논마늘을 심어 이듬해 6월 수확하고 있다. 논농사 소득과 논마늘 소득을 합해 최고 600만 원에서 700만 원까지 소득을 올리는 조합원도 있다. 논마늘 1년 농사로 논농사 10년 치 이상의 고소득을 올리는 셈이다. 

 논마늘 재배 초기에는 이 지역에 맞는 재배 기술을 찾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그간 쌓은 재배기술의 향상으로 금년도엔 지난해보다 30%이상 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논마늘의 재배면적을 확대하고 주산단지를 조성하는 한편, 깐마늘 공장 설치를 통해 우리지역의 주력 농산물로 육성할 계획이다. 

 논마늘 이외에도 우리지역에서 생산되는 콩을 그 동안 소비할 방법이 없어 타 지역에 싼 값으로 판매할 수밖에 없었으나 금년도 1월에 문막농협 하나로마트에 즉석 손두부 가공공장을 설치하여 지역에서 생산되는 콩을 두부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100% 국산콩을 이용한 모두부, 순두부, 연두부, 콩물은 소비자들로 부터 연일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년도 옥수수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로 인해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고 판매되는 모든 농산물의 브랜드 이미지가 많이 좋아 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어려운 농업·농촌을 살리고,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다변화를 통해 안주하지 않고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농업인이 대우받고, 농촌이 희망으로 여겨지며, 농업인이 존경받는, 함께하는 100년 농협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정진할 것이다. 

한창진 문막농협 조합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