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강수 시장 흥업순방

경기 선순환 구조 확립에 주력…기업 유치도 집중
일각선 "세출 구조조정 쉽지 않고 주민 반발 우려" 

원강수 시장이 세출 구조조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급하거나 필요하지 않은 사업은 과감히 없애겠다고 한 것. 이를 통해 여유자금이 생기면 지역 상경기를 부양하는 데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흥업면 순방 행사에서 꺼낸 말이다. 그는 "코로나 1~2년 차에는 사람들이 장롱이나 통장에 모아둔 여윳돈을 쓰며 버틸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여유자금 자체가 없어 돈 지갑을 완전히 닫아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시정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포커스를 둘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시중에 돈이 돌게끔 하는 데에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겠다고 했다. 전임 시장이 추진했던 사업들을 자세히 분석해 시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사업은 이어나가고, 반대인 경우는 정리하겠다는 것. 긴축 재정을 운영해 여유자금을 확보하면 교육, 체육, 문화, 복지, 치안에 원주시 재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업으로 초등학생 교육비 지급을 언급했다. 원 시장은 후보 시절 원주 전체 초등학생에게 1인당 10만 원씩 매월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렇게 하면 연 22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이 자금을 불요불급한 사업을 정리해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도움을 줄 때 현금으로 주면 일회성으로 끝나니까 지역화폐를 통해 지급할 것"이라며 "이 돈이 학부모에서 학원으로, 학원에서 편의점으로, 주유소로, 음식점으로 돌면 교육정책이지만 경기 부양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예술인 지원 시책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원 시장은 "지역에 생활문화예술인이 많은데 지금까지는 재능기부 형식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는 원주시가 이들에게 공연비를 지급하고 소비를 유도해 경기 부양에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경제 선순환 구조의 다른 동력원으로는 기업 유치를 거론했다. 원 시장은 "(지역 자본을 통해) 원주 내부에서 돈이 돌게끔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서울이나 수도권에 있는 돈이 원주로 들어올 수 있게 기업 유치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선도력이 있는 중견기업 이상을 타깃으로 원주시가 기업유치전을 펼칠 것"이라며 "땅도 공짜로 주고, 세금도 면제해 기업에게 이득을 주는 대신 원주시민 고용을 늘려 지역경기가 선순환하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지역경제 선순환 사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할 생각"이라는 원 시장은 "이 돈들이 지역 곳곳에 스며드는지, 돈이 제대로 흐르는지 지표를 만들어 분석하겠다"며 "성과가 있는 사업엔  예산을 투입하고 '성과가 없다' 그러면 과감히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원 시장은 당장 내년도 본예산을 세우는 작업에서부터 세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언급했다.

▲ 원강수 시장 흥업순방

"세출 구조조정 쉽지 않을 것"
하지만 이러한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는지는 지켜봐야 한다. 당장 전임시장이 추진했던 사업 중 불요불급한 사업을 골라내는 것부터가 만만하지 않기 때문. 사업비가 많이 투입되는 사업을 정리해야 예산 절감 효과가 큰데 이를 폐기·축소할 경우 주민 반발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원창묵 전 시장이 추진했던 대규모 축제나 관광사업, 문화예술 관련 사업들이 1순위 정리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사업도 수혜 단체나 인근 주민은 물론, 때에 따라서는 원주 밖으로부터 거센 저항을 받을 수 있다.

원주시 축제 중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다이내믹 댄싱카니발만 보더라도 올해 정부 지원 사업에 선정될 정도로 인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농업인 축제인 삼토페스티벌도, 이를 폐지하면 농업인 반발이 거셀 것이 뻔하다. 그렇다고 소규모 지역 축제를 폐지하자니 예산 절감 효과가 크지 않아 동네 인심만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 시장이 추진했던 대규모 사업들이 국비나 민자 중심으로 진행된 것도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지뜰 호수공원 조성사업은 1천억 원이 넘게 투입되지만, 전액 국비로 추진된다. 원주천 댐 건설이나 원주교도소·1군지사 이전사업도 마찬가지다. 원주시 자체 재원으로만 추진되는 사업은 극소수에 불과해 벌써 사업구조조정이 힘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흥업면 순방 행사에서 원 시장 본인도 "원주시 재정자립도가 18%에 불과해 나머지 82%는 국비를 보조받는 상황"이라고 언급해, 긴축 재정 운영을 통한 자금확보가 쉽지 않으리라 판단된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