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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강수 원주시장이 취임 후 첫 행보로 도시정보센터를 방문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센터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한 것이다. 24시간 CCTV 모니터 앞에서 고된 노동을 하는 직원들은 새로운 시장의 방문이 무척 설렜을 것이다.
왜냐하면 강원도 18개 시군 중에 원주시가 유일하게 도시정보센터 업무를 민간에 위탁하고 있는 현실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는 원주시민 모두에게 있다. 도시정보센터 관제사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CCTV 앞에 있는 민간위탁 용역업체 소속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변화란 원주시가 이들을 직접 고용하는 것이다. 위로와 격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을 원주시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 그것이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다.
취임식이 진행되는 날, 귀빈석은 모범 기업인들의 차지였다고 한다. 기업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그를 위한 각종 인허가 규제를 완화하여 기업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시장의 굳은 의지가 반영된 배치일 것이다. 물론 노동계도 초대를 받았다. 남의 잔치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는 것 같아 민망스럽다.
그래도 한마디 하자면, 책임있는 행정을 펼치려면 어느 한 곳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기업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하는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평생직장이라는 자부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것을 행정과 제도로 뒷받침하는 것이 원주시가 해야할 또 하나의 역할일 것이다.
원주시는 노동과 관련된 각종 정책 및 조례들이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갈수록 늘어나는 플랫폼 노동자들과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여전히 노동권의 사각지대에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일하면 할수록 빚만 늘어가는 노동자들이 삶의 고단함을 호소하고 있다.
물론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전에 원주시가 할 역할들이 충분히 있다. 그것을 능동적으로 찾아 제도적으로 우선 정비해야 한다. 일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원주를 만들어야 한다. 소소한 행복들이 모여 큰 행복을 만드는 것이다.
더 큰 원주는 어떻게 가능한가. 더 큰 원주를 만들기 위해 우선 이것부터 함께 해보자. 일하는 노동자들은 대다수의 시민이다. 이들이 존중받아야 한다. 노동이 존중받는 원주시가 더 큰 원주다. 각종 노동 관련 조례들을 제정하고 정비하자.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함께 만들자. 원주시의 노동정책에 대해 수시로 노동단체와 협의하자.
누구나 안전하게 이동하고 생존할 권리를 보장하자. 시민의 발인 대중교통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버스공영제 협의를 시작하자.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특별교통수단을 증차하고 운수 노동자들을 증원하자. 그리고 그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자. 원주시가 민간에 위탁한 사업들에 대해 재검토하고 직영화를 추진하자.
풀어야 할 일이 끝이 없다. 무수하게 산적해 있는 노동 관련 의제들을 천천히 그리고 차분하게 검토하고 협의해 나가자. 진정 새로운 변화를 원한다면, 큰 행복을 찾겠다면, 더 큰 원주를 만들겠다면 시작해 보자. 일하는 노동자들도 새로운 변화를 원하고 있다.
노동이 존중받고, 시민 모두가 더 큰 행복을 누리며 함께 살 수 있다면 그래서 원주가 더 크고 발전한다면 함께 그 길을 만들어 가자. 정녕 그리한다면 그 길 위에 우리 노동자들도 함께 서겠다.
조한경 민주노총 원주지역지부 지부장 wonjutoday@hanmail.net
"하루 8분만 해도 살 빠진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