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보는 우리 마을은 어떤 모습일까? 원주의 자연마을들을 드론으로 촬영해 각 마을들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 살펴보고, 마을 이름에 담긴 역사적 유래와 마을 역사들을 소개한다. 

 또한, 마을 영상을 유튜브 '원주투데이/원주방송' 채널을 통해 제공한다. 

▲ 하늘에서 본 대명원 전경.( 이 사진은 허가를 받아 촬영하였습니다)

 

 6.25 전쟁으로 인한 상처로 온 나라가 고통으로 신음할 때, 그 고통에 더해 한센병을 얻은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많이 발생하였고, 거기엔 전쟁을 치른 군인들도 예외일 수 없었다. 호저면 만종리 대명원은 그런 사람 중에서도 군인 환자와 그 가족들만 집단으로 수용해 온 시설이다. 

 이 마을은 1954년 1군 사령관이던 백선엽 장군이 나병을 앓는 제대군인들에게 정착 자금을 주어 대통령령으로 형성했다고 한다. 정부의 지원 부족과 주변 사람들과의 다름으로 인해 격리되어 겪어야 했던 아픔이 컸지만, 그럴수록 서로 보듬고 격려하면서 차차 살림을 축적했고, 그러면서 하나 둘 병세도 호전되어 완치됐다. 

 이들의 자립에 큰 힘이 되었던 것은 닭을 키워 달걀을 파는 일이었고, 당시 원주시민 중에 그곳에서 생산되는 달걀을 안 먹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56만㎡의 면적에 주택145동(세대수 144세대, 상주인구 366인), 축사 350동에서 2만 여수의 양계와 150여 두의 돼지, 소 등 가축사육을 주업으로 생활했다. 특히, 박정희 정권 시절에는 대명원의 생산품을 군납할 수 있도록 해주어 안정된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센병은 전염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선입견 때문에 전염되는 것으로 오인해한센인들을 바라보는 차별적 시선이 생겼고, 그러한 편견들은 그들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주었으며, 마을과의 왕래도 거의 없어 오랫동안 원주에서 소외된 채 살아왔다. 

 그럴수록 이들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더욱 돈독한 정을 나누면서 열심히 살았다. 또한, 꾸준한 치료로 병이 완치되고 경제적 기반을 갖춘 이들이 생겨났고 그들 중 일부는 하나둘 마을을 떠났다. 이처럼 차츰 빈집들이 늘어나자 2000년대에 들어서는 마을 재개발사업을 통해 변화를 도모했지만, 사업추진을 두고 의견들이 충돌하고 보상금으로 인한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예전의 정감 있던 관계도 소원해졌다.

 그러나 최근 재개발사업에 좋은 소식이 전해져 마을은 다시 활력을 찾고 있는 것 같다. 이젠 어렵던 시절 끈끈한 정을 나누던 그 시절의 마음으로 서로 협력하여 이 사업이 꼭 성공했으면 한다.   

 초여름 오후! 쏟아지는 땡볕 아래 골목을 돌며 이곳저곳을 살펴봤다. 듬성듬성 허물어지고 비어있는 집들, 그 마당 안에 수북이 잡초들이 자라고 있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서니 마당 끝에 빨갛게 익어가는 보리수와 잘 가꾸어 자라는 상추와 옥수수, 휘돌아 이어지는 담장 아래 소복한 꽃들이 예쁘다. 

 6.25 전쟁에 참전해 조국 수호에 앞장섰던 군인과 그 가족들이 70여 년 세월동안 겪었던 고난과 고통, 소외의 아픔들이 구불구불 골목길 따라 늘어선 집들과 축사들 사이 담장 위에서 낯선 이방인을 내려다보는 듯하다.
 

 ※이 콘텐츠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동진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