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유투브 인스타그램

강원도의 수부 도시, 춘천과 원주

박종수의 원주 문화유산 썰-강원감영 객사권역 복원 박종수 원주시 학예연구관l승인2022.06.27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1937년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원주 도심 사진. 강원감영 후원 동쪽에 보이는 웅장한 건물이 강원감영 객사 학성관이다. 강감찬 장군과 개구리 설화가 전해오는 유서 깊은 곳이다.

강원도에는 두 곳의 수부 도시가 있다. 강원도의 도청 소재지가 춘천이니 강원도의 수부 도시는 춘천이다. 그런데 원주 사람들은 원주를 강원도의 수부 도시로 표현하기도 한다. 원주시에서 발간하는 책자의 발간사나 문화 행사의 인사말에서 '강원도 수부 도시 원주'라는 말을 보고 들을 수 있다. 또한, 원주의 유림(儒林)들은 원주향교를 강원도의 수부 향교라 여기고 새로운 도지사가 취임하면 조선의 전통에 따라 원주 문묘에서 취임 인사(고유제 告由祭)를 드리게 한다.

두 곳의 수부 도시가 존재하는 지역은 강원도만이 아니다. 전라도와 경상도, 충청도에도 두 곳의 수부 도시가 있다. 이유는 조선 시대 감영 소재지와 현재의 도청 소재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 감영 소재지는 지역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로 시민에게 큰 자부심이었다. 그러니 현재 도청 소재지는 아니어도 과거 감영 소재지 시민들이 여전히 수부 도시라는 생각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원주는 조선이 개국한 이후 1395년부터 1896년까지 강원감영 소재지로 500년 동안 강원도의 수부 도시였다. 1896년 춘천으로 감영 소재지를 옮겼을 때는 조선이 힘을 잃은 망국 직전의 혼란한 시기였다. 627년 강원도 역사 중 원주는 500년, 춘천은 127년 동안 수부 도시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춘천이 법적인 수부 도시라면 원주는 역사적인 수부 도시라 할 것이다. 또한, 강원도의 이름 중 강자를 제공한 강릉 시민들은 '일 강릉, 이 원주'라는 말로 강릉이 강원도의 으뜸 도시라는 자부심을 표현한다. 

평상시에 드러나지 않던 수부 도시 논쟁은 선거 때면 정치인들에 의해 수면에 올라 시중에 회자 되기도 하고, 나아가 도청 이전까지 거론하기도 한다. 지난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김진태 도지사 당선인은 도청 이전 공론화를 요구하는 여론을 일축하였고, 강릉에 제2청사 설치를 공약으로 제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일 강릉을 자부하던 강릉 시민의 마음을 얻기에 유효한 공약이었다.

1896년의 감영 이전은 명분이 없었고, 강원도의 명칭에서도 춘천은 연고를 찾을 수 없다. 지리적으로도 북쪽에 치우쳐 있어 도민이 오가기에 불편하기도 하다. 도청 소재지가 아니어도 원주는 강원경제의 중심도시로 성장하였지만, 춘천은 정체 상태이다. 도청 이전이 공론화될 때마다 춘천 시민들이 가지는 불안감이 커지는 까닭이다. 그 불안감에는 원주에 대한 부채감이 포함되어 있다.

필자는 도청 이전을 바라지 않는다. 원주로 도청을 이전하는 것은 더더욱 바라지 않는다. 원주는 도청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춘천은 지난 100여 년 동안 도청을 중심으로 한 행정도시로 성장해 왔다. 도청이 다른 도시로 이전한다면 뚜렷한 성장 동력이 없어 보이는 춘천의 쇠락은 불 보듯 명확하다. 춘천 시민에게는 끔찍한 일이다. 

최근 전라도와 경상도, 충청도에서 감영 복원을 서두르고 있다. 모두 광역자치단체에서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감영은 감영 소재 도시뿐만 아니라 도민 전체가 공유한 역사자원이고 자부심이기 때문이다. 강원감영복원 정비 사업은 8도 감영 중 처음 복원계획을 수립하여 2018년 준공하였다. 그러나 감영의 핵심인 선화당 권역과 객사권역 중 선화당 권역만 복원한 반쪽 복원이다. 객사권역은 상가가 들어서 있어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난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선출된 김진태 당선인의 공약을 보면 강원도의 3대 도시 중 원주가 소외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도청 재건축은 공론화 과정 없이 춘천으로 결정되었고, 강원도 제2청사를 강릉에 설치하겠다니 말이다. 강원도 500년 수부 도시 원주는 뒷전이 된 셈이다.

강원도지사직 인수위원회와 김진태 당선인에게 바란다. 강원감영 객사권역 복원을 새로운 도정의 정책과제로 선정해 달라. 이미 강원감영 선화당 권역 복원의 경험이 있고, 문헌과 사진 자료가 풍부하니 도정 과제로 선정되면 가능한 일이다. 새로운 지방정부 수장의 임기가 4년이니 임기 동안 객사권역 복원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연차적으로 객사 터를 매입한다면 10년이면 복원이 가능할 것이다.

강원도는 특별자치도 시행을 앞두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뚜렷한 이유 없이 감영을 빼앗긴 원주시민의 오랜 박탈감을 해소할 때이다. 또한, 원주에 대한 부채감을 더는 정책은 수부 도시 춘천의 자존감 회복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강원감영 객사권역 복원은 도민의 자부심을 높이고 일체감을 형성하는 일이다. 

 


박종수 원주시 학예연구관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종수 원주시 학예연구관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강원도 원주시 서원대로 158 5층(단계동)  |   등록연월일 : 2012년 04월 09일  |  등록번호: 강원 아 00125  |  사업자등록번호: 224-81-11892
발행인 : 심형규  |  편집인 : 오원집  |  대표전화 : 033)744-7114  |  팩스 : 033)747-99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원민
Copyright © 2022 원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