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에 있는 월든디티는 스마트폰 게임에 중독된 아동·청소년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자료 사진: 아이클릭아트)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시장 규모 40조 육박
임상시험 급속 증가…올해만 14건 임상 진행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개발이 늘고 있다. 2013년 첫 임상시험 승인 이후 현재까지 전국 91건이 승인된 것. 원주에서도 몇몇 업체가 디지털 치료제 개발을 착수해 제품화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 기업은 전문인력 부족, 기업 인프라 부족으로 개발에 엄두를 못 내는 실정이다.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는 컴퓨터 프로그램만으로 개발·제조돼 정부 허가·인증·신고를 완료한 의료기기를 말한다. 전 세계 시장 규모는 2018년 약 311억 달러(40조 원). 2023년에는 1천100억 달러(142조 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2018년 5월, 의료영상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제품이 최초로 허가를 받았다. 이후 업그레이드한 기술을 적용해 민감도·특이도를 높인 수준까지 발전했다. 지금은 의료영상뿐만 아니라 생체신호, 병리 조직 등을 분석하거나 환자의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데에도 활용되고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단 7건에 불과하던 소프트웨어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이 이후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는 지난 5월까지 총 14건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임상시험이 승인됐다. 아마도 연말쯤이면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까지 지정된 19개 혁신 의료기기 제품 중 11개가 인공지능을 탑재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라며 “디지털 치료기 등의 의료기기가 신속히 제품화되도록 정부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에서도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연세대 원주의대 김선현(디지털치료임상센터장) 교수가 대표로 있는 월든디티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용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것.

게임을 통해 ADHD(주의력결핌 과잉행동장애)와 게임중독을 앓는 청소년을 치료할 계획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 (주)휴레이포지티브 또한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디지털 솔루션, 디지털 치료제(DTx)등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사례는 우리 지역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문 것이 현실이다. 연세대 원주의대에서 디지털치료 임상센터를 구축해 임상시험을 돕고 있지만, 의료기기 자체를 개발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태부족하다.

김선현 교수는 “디지털 치료제 산업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이를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기업이 많다”며 “지자체나 테크노밸리가 나서 이들 기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는 (가칭)원주미래산업진흥원을 설립,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개발을 도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