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미술의 산책 8:꿈 포스터.

뮤지엄산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20세기 한국 화가들의 바람을 그림으로 읽어보기 위한 '한국미술의 산책 8:꿈' 전시가 마련됐다. 서양화, 단색화, 조각, 산수화, 추상화, 판화, 구상회화에 이은 뮤지엄산의 여덞 번째 소장품 전시다.

16명의 회화 24점을 '꿈'이라는 주제 아래 세 개의 소주제 고향, 초현실주의, 소망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참가 작가로 박항섭, 김기창, 이종우, 이중섭, 장욱진, 나혜석, 오지호, 김환기, 변영원, 권옥연, 황규백, 박색광, 김봉태, 오윤, 이만익, 이쾌대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섹션 1 '고향'은 일제 강점과 전쟁으로 초토화된 땅에서 작가들이 조선의 향토에서 느꼈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타국에서 느끼는 향수를 더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서정적인 화면에 담아낸 박항섭의 '소녀들', 김기창의 '판상도무'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섹션 2 '초현실주의'는 1930년대 후반 동경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꿈과 환상이 과장되고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추구하는 경향으로 나아가는 우리나라의 초현실주의 시작을 엿볼 수 있다. 한국의 향토적인 풍경을 왜곡해 꿈처럼 표현한 권옥연, 판화의 세밀한 묘사법으로 친숙한 소재를 낯설게 병치해 새로운 화면을 만들어낸 황규백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섹션 3 '소망'에서는 전통 설화와 신화, 불교 등 화가들이 오랫동안 염원했던 꿈을 전통적 이미지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통 민화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박생광, 고전적이면서 생동감 넘치는 인체 표현이 특징인 이쾌대 작품 등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운보 김기창이 1931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특선을 받은 '판상도무(1931)'가 출품되었으며, 해외유학 1세대 여성 작가인 나혜석의 풍경 작품 '별장(1935)'이 소개된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뮤지엄산 소장품으로 이만익 작가의 '무릉'이 있다. 가로길이 6m에 이르는 대작으로 극락을 상징하는 복숭아 나무와 길조인 기러기를 통해 무릉도원을 표현한 작품이다. 

뮤지엄산 관계자는 "20세기 초반으로부터 근 10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시절의 꿈과 지금 우리의 꿈을 교차해 감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내년 2월 12일까지 진행된다. ▷문의: 730-9000(뮤지엄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