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론일반산업단지 전경

LH, 국가산업단지 조성 추가 비용 '원주시 부담' 주장
부론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이 흐지부지한 이유가 LH의 늦장 때문이란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 공약사업임에도 LH가 사업 추진에 소극적이었다는 것. 가장 큰 문제는 늘어난 사업비 때문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8년 전국 7개 지역을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했다. 부론을 디지털헬스케어 국가산업단지로 육성하겠다는 문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힘입어 원주도 최종 후보지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국토부는 "기존의 도로, 용수 등 기본적인 인프라에 미래 첨단 기술을 접목해 모범적인 스마트 산단으로 조성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이 이후로도 부론국가산단은 후보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사업이 미적지근한 주된 이유는 인접한 일반산업단지의 용지 분양이 시원치 않아서였다. 국토부도 부론일반산단에 입주기업이 없는데 국가산단을 만들어 봤자 소용없다는 논리를 펴왔다.

사업 주체인 LH도 부론국가산단 조성사업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LH는 2018년부터 부론국가산단 추진사업을 시작해 2019년부터 기본계획 수립 및 사업타당서조사 용역을 진행했다. 해당 작업은 모두 단기 내에 마무리됐지만, 지금까지 기재부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LH는 올해 하반기에야 이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시 조종용 부시장은 지난 8일 김진태·원강수 당선인, 박정하 국회의원이 부론산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를 지적했다. "부론국가산단 조성 면적이 22만 평 정도 된다"는 조 부시장은 "LH는 보통 백만 평 이상 사업지를 개발하는데 부론은 사업타당성을 낮게 보는 것 같다"며 "대통령 공약사항이라서 안 할 수는 없고 대신 상당히 소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LH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2018년 책정한 부론국가산단 조성원가는 1㎡당 28만5천 원이다. 그런데 사업이 지연되면서 지금은 34만5천 원으로 뛴 상태다. LH는 처음과 나중의 원가 차이 396억 원을 원주시가 부담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조 부시장은 "사업이 지연된 것은 LH하고 국토교통부에 책임이 있다"며 "원주시가 396억 원을 부담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LH의 이러한 태도에 원주시는 자신이 직접 국가산단을 조성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국토교통부가 해당 지역을 국가산단으로 지정하면 사업 시행을 원주시가 하겠다는 것. 조 부시장은 전국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지만 원가를 절감할 방안임은 분명하다고 했다. 

▲ 부론일반산업단지와 부론국가산업단지 조성 예상도

"부론산단 국지도 확장, 강원도 부담해야"
조 부시장은 부론일반산업단지와 인접한 4차선 조성공사도 원주시 추진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 도로는 국가지원지방도 49호선이다. 문막에서 부론 노림리까지는 4차선 공사가 대부분 완료됐다.

그런데 부론산단과 맞닿은 1.1㎞ 구간은 보상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당초 원주시가 해당구간 조성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지만, 사업비가 90억 원에 육박하면서 쉽게 추진을 못하는 상황이다. 

조 부시장은 "당초 우리가 하기로 약속한 구간이지만 너무 큰 재정부담이 뒷따른다"며 "해당 구간이 국가지원지방도이니만큼 강원도가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론일반산업단지는 2018년 5월 착공했으나 분양 실패에 따른 자금 부족으로 그해 10월 중단됐다.

현재는 매입확약 57%, 청약 22% 등 79%의 입주의사율을 기록하고 있다. 사업 시행주인 부론일반산업단지주식회사는 이달 말이나 내달 초,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사업자금을 대출(PF)받은 후 공사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산업단지 준공을 목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