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원강수 시장 당선자의 행보가 원주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아직 시장에 취임한 것은 아니지만 원 당선자의 행보가 차기 원주시정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원주시장직 인수위원회 활동도 관심거리이다. 인수위원회가 선거 당시 당선인이 발표한 공약들을 다듬고 취임 이후 원주시정의 중요한 방향을 설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 당시 원 당선인의 가장 큰 공약이자 시민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됐던 삼성반도체 공장 유치 공약의 실현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일 삼성 반도체 공장이 원주에 들어오면 원주는 엄청난 발전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원 당선자는 물론 삼성 반도체 유치 공약을 함께 내걸었던 박정하 국회의원 당선자와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자는 지난 주 부론산업단지 공사 현장에서 삼성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힘을 합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삼성 반도체 공장이 하루아침에 원주로 유치될 것으로 기대하는 시민들은 없다. 또한 현시점에서는 유치 가능성을 논하기에도 이른 상황이다. 어쩌면 삼성 반도체 공장 유치는 임기 내내 풀어 가야 할 과제일 수도 있다. 따라서 매우 치밀하고 전략적인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반도체 유치 못지않게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던 공약은 초등학생을 둔 가정에 학원비 지원 명목으로 매월 10만 원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당선되면 곧바로 모든 시민들에게 재난 지원금 1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약도 시민들의 기대가 크다.

 하지만 두 가지 공약 모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공약이다. 특히 학원비 지원 공약의 경우 매월 지급하는 것이어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현재 원주시 예산 중 복지 관련 예산이 50%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보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할 공약이다.

 이외에도 원 당선자는 원주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공약 리스트를 정리해 보니 143개나 됐다고 한다. 이에 모든 공약을 임기 내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공약 대부분은 예산이 수반돼야 하는데 원주시 예산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거 과정에서 시민들과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무리해서라도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 면밀한 검토없이 무리하게 추진하다가는 예산의 비효율적 운영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약의 타당성을 면밀하게 재검토해 공약 추진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재검토 결과 공약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면 시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공약 리스트에서 제외해야 한다.

 또한 이 과정은 인수위원이나 몇몇 전문가의 의견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더라도 시민들이 수긍할 수 있다. 시민 숙의를 통한 공론화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주민자치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