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와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가 100억 원 규모의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을 수주했다. 보건복지부가 추진한 의료기기 국제인증지원센터 사업에 최종 선정된 것.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에 인증지원센터를 설치, 지역 의료기기의 수출을 도울 전망이다. 

의료기기는 병원이나 가정에서 질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기구와 기계를 말한다. 이를 시중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당국으로부터 엄격한 기준의 품질 인증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 식약처에서 국산 의료기기 인증을 심사하는 것처럼 미국은 FDA, 유럽은 CE 등의 인증제도를 운용한다. 여기에 통과하지 못하면 의료기기 수출·판매가 불가능하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각국의 인증 심사가 복잡하고 까다롭다는 점이다. 유럽은 지난해 CE인증 지침(MDD·Medical Device Directive)을 규정(MDR·Medical Device Regulation)으로 전환했다. 제품, 유통자, 대리인 정보를 EU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해 품질관리를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미국도 임상부터 인허가까지 전반적인 안전 요구사항이 복잡하고 까다로워졌다. 일례로 시판 전 승인 제도(PMA)의 경우 기존과는 달리 임상 시험을 필수로 요구하고 있다. 다양한 인종과 환경을 고려한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안정성과 유효성을 입증해야 한다. 

의료기기 수출 인증이 갈수록 까다로워지자, 보건복지부는 올 초 의료기기 국제인증지원센터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강화되는 의료기기 인증기준에 대비, 국내 기업의 대응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올해부터 5년간 111억 원을 투입해 상시 컨설팅, 기술문서 작성 지원, 인허가 담당자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봄 공모를 진행했다. 원주와 오송이 도전했고 지난달 18일 서울에서 프리젠테이션 심사가 진행됐다. 이로부터 2주 후 보건복지부는 해당 사업의 예비선정자로 원주를 지목했다. 이후 일주일간 이의신청 기간을 두었는데 오송이 이의를 신청하지 않아 원주가 최종 결정됐다.

원주시 이선화 첨단의료산업과장은 "원주 업체들이 기존에 받은 인증조차 유지하기가 버거운 실정"이라며 "의료기기 국제인증지원센터가 구축되면 수출 인증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올해부터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 내에 국제인증지원센터가 설치·운영된다. 각국의 여러 인증정보를 집적해 손쉽게 활용하도록 도울 전망이다. 인증 작업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엔 컨설팅을 추진하고 전문가도 초빙해 관련 교육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정부 부처마다 수출 인증을 지원하는 소규모 사업은 벌이고 있지만 통합해서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은 이번이 최초"라며 "인증 지원 후에도 수출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판로 개척, 바이어 발굴 등의 종합적인 정보도 제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가 있는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

의료기기 경쟁력 강화 348억 원 확보
올해는 친환경 디지털 헬스케어 지원센터 건립 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지난해 9월,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가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 공모사업에 선정된 것. 한강수계기금 112억 원을 포함해 총 190억 원을 따냈다. 이 밖에도 K-바이오헬스 지역거점센터 사업, 의료기기 CRO 국가지원사업, AI인력양성 사업 등 총 10개 사업을 통해 신규사업비 348억 원을 확보한 상태다.

의료기기 창업 활성화와 산·학·연·병 네트워크 지원 등 각종 기업지원사업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김광수 원장은 "취임 시 단 한 가지 목표는 원주의료기기 산업 활성화였다"며 "앞으로도 기업 환경개선을 위한 정부 시책에 맞는 사업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원주 의료기기 기업의 연간 매출액은 8천838억 원으로, 2020년(6천190억 원) 대비 42.8% 증가했다. 기업의 경영성과 제고 노력과 정부·지자체의 협력,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의 기업지원 효과가 시너지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는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와 (사)한국바이오특화센터협의회가 주최한 '우수 바이오특화센터 유공 포상'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