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경호 후보가 지난 1일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득표율 28.9%로 강원도교육감에 당선됐다. 사진은 당선 확정 후 세레모니하는 신경호 당선인.

지난 1일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신경호 후보가 강원도교육감에 당선되면서 강원 교육에 새로운 보수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도민들은 입시 중심 교육의 회귀로 강원도 학생들의 학력향상을 약속한 신경호 당선인을 강원 교육의 수장으로 선택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 12년 간 진보교육감으로 독주를 이어온 민병희 교육감이 3선 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하면서 8명의 예비후보가 도교육감 선거에 도전하는 치열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부동층이 70% 가량으로 이들 중 가장 많은 지지율을 얻은 신 당선인조차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채 10%를 넘기지 못해 선거 결과를 더욱 예측하기 어려웠다.

신 당선인의 이번 출마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낙선하고 두 번째 도전이었다. 4년 전 춘천고와 강원 사범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한 동문인 민병희 교육감과 양자 대결을 펼치며 보수 성향을 대표해 강원 교육의 개혁을 주장했으나, 민병희 교육감의 3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선거에 출마했던 인지도를 살려 작년 11월부터 일찍이 도교육감 출마를 선언하고 표심 잡기에 나섰다. 8명의 예비후보로 무주공산이었던 도교육감 선거는 보수와 진보 양 진영 간 단일화를 추진했지만 번번이 무산되며 혼란스러운 양산을 이어갔다. 그러다 지난달 초 보수 성향의 최광익 후보가 신 당선인과 단일화를 선언하며 힘을 보탰다. 이후 원병관 후보가 사퇴하면서 최종 6명의 도교육감 후보가 치열한 유세를 펼쳤다.

투표 당일 지상파 3사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서 신 당선인은 28.9%로 2위인 유대균 후보(22.7%)를 앞섰으며, 최종 득표율 29.5%로 2위인 진보 성향의 강삼영(22.9%) 후보와 약 6% 격차를 벌리며 최종 당선을 확정지었다. 신 당선인은 도내 18개 시·군 중 속초와 횡성을 제외한 16개 시·군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원주에서는 득표율 23.8%(3만7천512표)로 강삼영 후보(22.5%)와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신 당선인은 "강원교육의 변화를 열망하면서 저를 끝까지 믿고 지지해주신 강원도민과 교육가족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강원교육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바람을 너무나 잘 알기에 성원에 힘입어 심각한 강원도 학력저하, 편향된 이념과 구성원의 갈등으로 혼란에 빠진 강원교육을 바로 잡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전했다.

신경호 교육감은 누구?
1952년 홍천군에서 태어난 신경호 당선인은 남산초와 창촌중, 춘천고를 졸업했다. 강원대 사범대학 수학교육과 학사, 강원대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를 취득하고, 1976년 삼척 도계여중에서 수학교사로 첫 교편을 잡았다. 이후 홍천고, 춘천중, 원주 북원여고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춘천교육장 등을 역임하다 지난 2015년 신포중 교장을 끝으로 38년 간의 교직생활을 마쳤다.   

지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도교육감 후보로 출마해 민병희 교육감과 맞대결을 펼쳤으나 낙선했다. 이후 강원미래교육연구원장을 맡는 등 4년 간의 준비 끝에 도전한 두 번째 선거에서 승기를 쥐며 당선됐다. 

주요 공약은…
신경호 당선인은 더 나은 강원교육을 위한 5가지 공약을 내세웠다.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위해  강원학력종합지원센터를 신설, 기초학력과 경계선 지능, 정서 심리에 도움이 필요한 기초학력을 확보할 것을 약속했다. 도내 학교와 대학, 지역 시설 등 모든 교육자원을 온-오프라인으로 연계하는 강원형 고교학점제를 안착시키는 한편, 정시와 수시에 대비하는 시스템으로 '수능형 평가문항'을 적용해 학생들의 수능적응력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진로 정책으로는 강원메타버스교육체험관을 구축해 다양한 미래기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경제·금융이해교육', '예비창업가 양성 교실' 등 강원도형 일자리와 연계한 '테마고등학교'를 운영해 학교에서의 배움이 일자리로 이어지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성 교육을 위해 온마을 교육공동체를 운영하며, 다문화 감수성 교육과 성인지 감수성 및 디지털·미디어 윤리 교육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학생의 자존감 강화와 정서 안정이 공동체의 가치 존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인성교육을 강화할 요량이다. 차별과 소외 없는 강원교육복지를 실현하고자 학생교육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고, 사립유치원 교육비 지원금을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돌봄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돌봄 운영을 확대하며, 강원특수교육원 설립으로 특수교육을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현장 중심 지원의 교육행정을 실천하고자 도교육청 조직을 축소하고, 지역교육청과 학교 지원를 강화하며, 작은학교 교육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지원과 교육공동체와 연계한 학부모의 교육활동 참여를 확대한다.

지역 공약으로 원주시에는 강원메타버스체험교육관을 구축하며, 아파트형 유보통합을 시범 운영한다. 기업도시 통학버스 배치와 미래형 마이스터고등학교 신설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