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보는 우리 마을은 어떤 모습일까? 원주투데이는 원주의 자연마을들을 드론으로 촬영해 각 마을들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 살펴보고, 마을 이름에 담긴 역사적 유래와 마을 역사들을 소개한다.
 또한, 마을 영상을 유튜브 '원주투데이/원주방송' 채널을 통해 제공한다. 

 

▲ 문막읍 동화리 전경.

 

 봉황이 살았다는 전설을 가진 마을

 '봉황(鳳凰) 비죽실(非竹實) 불식(不食)이요,비오동(非梧桐) 불서(不棲)라'

'봉황은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를 않고,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 아니한다'
장자(莊子)의「추수」편에 나오는 글이다. 

 옛날 이 마을 안쪽 골짜기에 절을 하나 짓고 이름은 '동화사(桐華寺)'라 하고, 주변에 오동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절의 상징처럼 심었던 오동나무가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퍼져나가 주변이 온통 오동나무가 넘쳐났다.

 어느 때 이 절의 주지로 온 스님이 넘쳐나는 오동나무를 베어버리기 시작했고, 마지막 남은 큰 오동나무를 베어 넘기려는 순간 봉황의 처절한 울음과 날갯짓 소리가 골짜기에 울려 퍼지면서 핏물이 흩뿌려지는 일이 발생했다. 절의 스님들은 이 괴변에 놀라 하나둘 절을 떠났다. 홀로 남아있던 주지도 어느 날 절을 떠나고 빈집으로 남아있던 절도 그 후 사라졌다고 한다. 

 절 뒷산은 오동나무숲에 깃들어 살던 봉황의 울음소리 때문에 명봉산(鳴鳳山)이라 불렸는데, 오동나무를 베는 바람에 산의 정기가 빠져나가고 절도 망했다는 전설이 있는 마을이다.

 새고개로 길이 나기 전에는 흥원창에서 짐을 싣고 이 마을을 지나 되니고개를 넘어 대안리와 무실동을 거쳐 감영 남쪽으로 들어가는 길목 마을이었다. 지금은 박달산과 메나산 사이에 동화골길 따라 길쭉한 골짜기의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지만, 근래 마을 안쪽에 원주시가 조성한 '동화마을수목원'이 생겨 마을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마을을 들어서 처음 만나는 우측길 입구에는 '귀암(歸菴) 박권(朴權)' 선생 묘역이 있음을 알리는 팻말이 보이는데 선생은 청나라 왕실의 발생지인 백두산을 자신들의 영토로 넣으려는 야욕을 막기 위해 접반사(외교 관원)로 임명되자 1712년(숙종 38)에 '백두산정계비(白頭山定界碑)'를 세워 국경을 명확히 했다.(묘역은 산112-1번지에 있다)  길을 조금 더 오르면 왼편으로 개성 송도삼절(松都三絶)의 한 사람이었던 황진이(黃眞伊)의 시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 마라…." 속의 주인공인 벽계도정(碧溪道正) 이종숙(李終淑)의 묘역이 600ｍ 거리에 있고, 이종숙의 묘역을 오른쪽으로 끼고 돌아 오르면 되니고개로 이어지는데 지금도 고갯길 주변에는 한 아름 넘는 오동나무가 대여섯 그루 자라고 있어 이 마을이 동화리임을 말해준다.

 고갯마루에는 중천(中天) 김충렬(金忠烈) 선생의 연모시비(戀母詩碑)가 옛 길가에 세워져 있다. 지금도 동화골길 끝에 옛 동화사지 터가 남아있고, 그 아래 새로이 동화사(桐華寺) 절이 지어졌다.

 

 ※이 콘텐츠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동진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