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유투브 인스타그램

우린 모두 어린아이였다

돌봄 현장에서 마주하는 아이들, 꾸밈 없고 순수한 눈망울을 보고 있자면 한없이 사랑을 주어도 늘 부족하기만 하다 박은미 원주시다함께돌봄센터 태장마을 센터장l승인2022.05.0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어리석은 백성이 이르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모두 펴지 못하더라.'

 '세종어제 훈민정음'에서도 볼 수 있듯이 '어리다'라는 말은 꽤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 물론 한글 창제 시기에 '어리다'는 말은 지금의 뜻과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어리석다'의 의미를 가진 말이 바로 '어리다'였다고 한다.

 아이들은 어리다. 또한 어리석은 존재이다. 아이이기에 어리석고 배울 것이 많으며 그렇기에 더욱 다독여주어야 하는 존재들이다. 사랑 받아 마땅한 존재들이다. 처음부터 어른인 사람은 없다. 모두가 아이였고 어렸으며 어리석었던 때가 있었다. 우리 또한 이런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 온 아이들이었다.

 돌봄 현장에서 마주하게 되는 아이들. 꾸밈 없고 순수한 눈망울을 보고 있자면 한없이 사랑을 주어도 늘 부족하기만 하다. 

 손익을 따지지 않고 이해 관계를 계산하지 않으며 자신들이 받는 사랑 뒤에 무엇이 감추어져 있을까 걱정하지 않는, 있는 그대로 사랑 받을 줄 알고 또 받은 그대로 돌려줄 줄 아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 살이에 지친 마음이 조금이나마 치유되는 기분이 든다. 

 이래서 세종대왕께서 어리석은 사람을 '어리다'고 표현하셨나보다. 자신에게 득이 되는 것만 취하는 '똑똑한' 사람들과 다른 모습을 발견하셨나보다.

 어릴 때 어른이 되기를 꿈꾸면서 아직 어린 자신의 모습을 아쉬워했던 경험이 떠오른다.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몰라도 자고 일어나면 나도 어른이 되고 싶어 했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다 큰 어른이 된 지금, 이제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인생에서 너무나도 귀한 시간을 눈깜짝할 사이에 보내버린 것은 아닌지 하는 아쉬움을 또 삼키고 있다. 

 이런 아쉬움을 우리 아이들이 느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오늘 내가 만나는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 이 순간이 너희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고. 
2022년 5월.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이한 해. 백성을 사랑하셨던 세종대왕의 마음을 떠올려본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문자가 없어 말할 수 없었던 어리석은 백성들을 사랑했던 그 마음. 그 마음을 감히 품어보려고 한다. 

 노키즈존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아동학대가 빈번히 일어나며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범죄가 판치는 지금. 어딘가에서 우리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며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들을 떠올리며 내게 맡기신 아이들을 더욱 더 진심을 다해 안아주고 사랑하련다.


박은미 원주시다함께돌봄센터 태장마을 센터장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강원도 원주시 서원대로 158 5층(단계동)  |   등록연월일 : 2012년 04월 09일  |  등록번호: 강원 아 00125  |  사업자등록번호: 224-81-11892
발행인 : 심형규  |  편집인 : 오원집  |  대표전화 : 033)744-7114  |  팩스 : 033)747-99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원민
Copyright © 2022 원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