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정당의 시장 예비후보들이 앞다퉈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후보들 공약을 들여다보면 하나 같이 원주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고, 시민들이 듣기에 솔깃한 정책들이어서 눈길을 끈다. 때문에 누가 시장에 당선되든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이 제시했던 공약 중에서 좋은 공약들은 원주시정에 반영시켰으면 좋겠다. 

 또한 후보 당시 약속했던 공약이라도 실제 정책으로 추진할때는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 요구된다. 공약 대부분은 장미빛 청사진이기 때문에 공약 했다고 무조건 시행하려고 하면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칠 우려가 크다. 실제로 일부 시민들의 반대에도 공약이라는 이유로 강행하다 주민 갈등을 유발한 사례들이 있다.

 따라서 모든 공약은 추진여부, 시행 방법, 시행 시기 등을 정함에 있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모든 것을 한꺼번에 추진할 수도 없고, 예산대비 실효성이 낮은 공약도 있을 수 있다. 이를 위해 당선되면 후보 당시 제시했던 공약과 경쟁 후보 공약 중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공약을 정리해 시민들에게 제시하고 시민들이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하면 어떨까?

 실제로 지방자치단체장 중에서 당선되자마자 주민 대토론회를 열어 공약을 설명하고, 토론을 거친 후 투표를 통해 우선순위를 정한 사례가 있다. 이런 방식으로 공약을 추진하게 되면 정책의 타당성을 시민들이 인정한 것이기 때문에 정책 추진에 탄력을 얻을 수 있으며,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다. 특히 선거 캠프에서 만드는 공약들은 충분한 검토와 논의 없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 반드시 재점검이 필요하다.

 그동안 대부분의 자치단체장들은 선거에서 당선되면 단체장이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시민들로부터 위임 받은 권력이라며, 더이상 시민들의 의견을 확인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장으로 선출됐다고 해서 시장 마음대로 하라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때는 어떤 방식으로든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정책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새로 추진하는 정책들은 주기적으로 정책 추진으로 인한 효과를 검증하고,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동안 원주시에서 추진했던 신규 시책들을 전수조사한다면 당초 기대했던 성과에 미치지 못하거나 예산 낭비로 그친 사례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정책을 추진하기 전에 충분한 논의와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고, 단체장의 의지나 공무원의 탁상행정으로 추진한 데 원인이 있다.

 이번에 당선되는 시장은 지방자치 2.0 시대를 정착시켜야할 책무가 있다. 따라서 내가 시장이 되면 무엇을 하겠다고만 공약할 것이 아니라, 임기 중 시민들의 의견 수렴에 대한 의지와 구체적인 방식까지 제시하는 공약이 나와주길 기대한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 2.0 시대정착에 대한 의지와 방식도 밝혀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