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병폐로 꼽는 대표적인 게 개인주의, 물질 만능주의, 공동체 해체이다. 코로나19는 이 같은 현대사회 병폐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사회적 단절을 초래하면서 혼밥, 혼술이 이제는 익숙한 단어가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공동체 문화의 연결고리를 약하게 만들었다. 공동체의 최소 단위인 가족관계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재택근무 기간이 길어지면서 가족 간 불화를 겪는 사례가 심심찮게 뉴스에 등장한다. 

 가족봉사운동은 이러한 사회문제 해결에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가족애는 물론 인성교육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수 있다. 2022년 가족봉사운동이 이달 시작돼 내년 2월까지 진행된다. 원주투데이신문사, 원주시, 강원도원주교육지원청이 공동 주최하고, (사)원주시자원봉사센터에서 주관한다. 주제로 정한 '아름다운 인성교육, 자원봉사!'에 가족봉사운동의 목적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다. 

 인성교육은 글로 배우기도 하지만 몸으로 체득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자원봉사의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가족봉사운동은 인성교육에 기여한다. 실천방법이 다양한 것도 매력적이다. 내가 사는 인근 공원·골목길에서 쓰레기를 줍거나 국경일에 내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국기 게양 실태를 조사해도 자원봉사 실적을 인정한다. 

 관내 문화유적지 주변 환경정리 및 모니터링 활동은 지역의 문화재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기회가 된다. 국보 제59호 법천사지를 비롯해 보물 제78호 거돈사지와 제463호 흥법사지, 천연기념물 제93호 성황림과 제167호 반계리 은행나무 등을 찾아 주변을 청소하면서 지역 문화재의 소중함을 깨닫고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다. 

 우유팩을 세척·건조한 뒤 자원봉사센터에 제출하거나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중고물품을 기부하는 녹색 나눔은 환경보전과 기부를 동시에 실천할 수 있다. 덩굴식물인 수세미를 가정에서 재배하는 수세미 만들기는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기후변화를 예방하는 활동이다.

 천연수세미를 만들어 사용하거나 이웃에게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에 가족 중 2명 이상만 참여하면 되지만 부모님 중 한 명 이상은 반드시 함께 활동해야 한다. 그래야 가족봉사운동의 취지가 실현되고, 가족애가 두터워지기 때문이다. 

 원주시 1만6천600여 세대 중 1인 세대는 6만8천여 세대에 이른다. 10세대 중 4세대는 혼자 살고 있다. 특히 1인 세대 중 65세 이상 홀몸 노인은 지난 2019년 이미 1만 명을 넘어섰다. 가족봉사운동은 자녀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동시에 나의 부모님을 떠올리게 만든다.

 가족봉사운동은 자원봉사를 통한 인성교육으로 이타주의를 일깨우는 한편 평소 잊고 지내던 부모님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 가족봉사운동에는 779가족 2천630명이 참여했다. 올해는 더 많은 참여자가 원주를 따뜻한 도시로 만드는 지름길에 동참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