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다. 국제사회는 기후위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구 온도를 인류생존 한계선인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 기후위기는 원주에서도 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지난해 원주시가 원주 전역을 대상으로 재해 취약성을 분석한 결과 확연히 드러났다. 재해 중 폭우는 2016년 조사에서 매우 취약한 Ⅰ등급 지역이 4개소였으나 작년 조사에서는 9개소로 늘었다. 폭염도 2016년에는 Ⅰ등급 지역이 2개소에 불과했으나 작년 조사에서는 16개소로 급증했다. 불과 5년 사이에 폭우와 폭염 취약지역이 대폭 늘어난 건 기후변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 사회와 산업구조는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아 탄소중립 실천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그러나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탄소포인트제에 가입하는 것이다. 탄소포인트제는 매일 사용하는 전기, 수도, 도시가스 사용량 절감 실적에 따라 탄소포인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탄소포인트는 인센티브로 환산해 현금이나 그린카드 포인트로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원주시민들의 탄소포인트제 참여율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2월 기준으로 탄소포인트제 참여율은 전국 평균 11.8%, 원주시 6.3%였다. 심지어 강원도 평균 참여율보다도 낮았다. 

 원주시는 도내 기초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지난해 '지속가능발전 기본 및 이행계획'을 수립했다. 지속가능발전은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래 세대가 사용할 자원을 낭비하거나 여건을 저해하지 않는 개념이다.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발전이란 측면에서 개발사업엔 족쇄로 여겨지기도 한다. 또한, 지난해 원주시는 '탄소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에 가입했다. 탄소중립 의지가 있는 전국 지자체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연대로,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주시와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오늘부터 우리는' 챌린지도 진행했다. 탄소중립을 홍보하고, 시민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한 챌린지였다. 이러한 노력은 모두 탄소중립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 탄소중립은 시민 속으로 파고들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첫 과제는 단연 탄소포인트제 활성화여야 한다. 탄소포인트제를 적극 알리는 노력과 더불어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인센티브가 적은 게 원인이라면 인센티브를 늘리는 것이 비용 대비 편익을 따졌을 때 훨씬 경제적이다.

 아울러 탄소중립을 위한 그간 행정의 노력이 성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정교한 추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자칫 선언적 의미에 그칠 수 있어서다. 개발사업을 평가할 때 지속가능발전이란 잣대를 대입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지표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 우리가 사는 원주는 후대가 영원히 살아가야 할 곳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