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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룟값 뛰는데 솟값은 뒷걸음질

절체절명 위기 맞은 지역 한우농가…코로나로 배합사료 가격 크게 뛰어 최다니엘 기자l승인2022.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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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로 물류대란이 벌어지자 배합사룟값이 크게 상승했다. 반면 한우 송아지 가격은 전년 대비 100만 원 이상 떨어진 상태. 지역 한·육우 생산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사진은 호저면 송아지 경매시장.

한우 사육두수 증가…솟값은 하락
조사료 생산 확대·물류비 지원 필요

#원주축협 조합원 임모 씨(한우 52마리 사육)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사룟값에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지난해 3월 배합사룟값으로 306만 원(7.3톤), 건초비(1.3톤)로 84만 원을 지출했는데, 올해는 각각 399만 원, 98만 원을 내야 했기 때문. 한 달 사룟값이 390만8천 원에서 497만8천 원으로 오르자 경영 부담에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올해는 송아지 가격도 하락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축산농가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사룟값은 작년과 비교해 천정부지로 올랐는데 솟값은 떨어졌기 때문. 소비도 줄어 축산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우 농가들은 통상 배합사료와 건초를 6:4의 비율로 급여한다. 육질 좋은 고기를 생산하려면 고품질의 배합사료를 많이 줘야 해서다. 그런데 최근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사료에 많이 첨가되는 옥수수는 2019년 말 295원(1㎏) 하던 것이 지금은 500원을 훌쩍 넘긴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배합사룟값도 덩달아 상승했다. 지난해 초 25㎏ 한 포에 1만1천 원에서 1만2천 원 사이에서 가격이 형성됐지만, 최근엔 1만4천 원에서 1만5천 원까지 상승했다. 

조사료(건초) 가격도 작년에 1㎏당 170원 하던 것이 지금은 3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진원 전국한우협회 원주시지부장은 "보통 번식우는 하루 4㎏, 거세우는 10㎏ 정도 사료를 먹어야 한다"며 "한우 백·이백 마리를 키우는 농가들은 작년보다 사룟값이 매월 300만~400만 원 더 들어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룟값이 폭등한 것은 글로벌 물류대란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데 코로나19로 물동량이 급격히 줄어든 것. 게다가 사료 원료를 대거 수출하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해 글로벌 공급량이 크게 감소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료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사룟값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두세 차례 인상했는데 올해 초에도 양계, 축우, 양돈 사료를 1㎏당 30~50원씩 올린 것. 100마리 이상 소를 키우는 농가에선 배합사료 가격이 1㎏당 130원만 올라도 한 달 수백만 원을 추가 지출해야 한다.

원주축협 조합원 한기락 씨는 "옛날에는 소 키워서 아들 대학원까지 보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어림도 없는 소리"라며 "사룟값이 올라 현상 유지하기 바쁜데 앞으로 더 오른다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솟값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7~8개월령 암송아지 한 마리가 지난해엔 350만 원 선에서 거래됐지만, 지금은 250만 원에 팔리고 있다. 사룟값은 200만~300만 원 올랐는데 송아지 가격은 100만 원 이상 하락하다 보니 농가 채산성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원주축협 신동훈 조합장은 "전국 한·육우 사육 마릿수가 지난해 초 340만 마리에서 지난해 말 355만 마리까지 증가했다"며 "적정 사육두수를 크게 초과한 이상 솟값 하락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주축협은 올해 도태장려금 제도를 운용할 계획이다. 40개월 미만 번식우를 도태시킬 때 마리당 24만 원씩 지급하겠다는 것. 소 개체 수를 낮춰 솟값 안정에 이바지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육우 개체 조절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힘들고 사룟값 인상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긴 어려워 보인다. 

신 조합장은 "우리 원주지역에서만이라도 농가들이 경영비를 줄일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조사료 재배 면적 확대, 사룟값 운송비 지원 등을 시행해 한우 농가 기반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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