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유투브 인스타그램

여산골프장 시유지 매각의 전제조건

시유임야 안의 나무들을 무단으로 베어 없애고, 시유지 파헤쳐…원주시는 정확히 조사하고 불법·위법행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 이규옥 신림면 용암1리 주민l승인2022.03.14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산골의 봄은 구학산 둘레길의 산수유와 이팝나무와 벚나무 가지 위의 꽃망울로, 겨우내 얼어붙어 잔설이 남은 깊은 산속 얕게 흐르는 계곡물 소리로 오기도 하고, 발효가 덜 되어 싸하게 코를 찌르는 거름 냄새로도 나타납니다. 이즈음이 되면 고추씨를 뿌려 모종을 하랴, 볍씨를 탈망하랴, 퇴비를 논밭에 뿌리랴 농부들의 몸과 마음이 덩달아 분주해집니다. 

 이제 곧 삼삼오오 모여 모판에 볍씨를 뿌려 상자 쌓기를 하고 논에 옮겨 키워서 심게 되겠지요. 요즘은 남의 힘을 빌려서 작업하는 일들이 크게 줄었지만 모판을 만들 때나 모를 키워 논에 모를 심을 때는 마을사람들이 품앗이를 합니다. 일을 함께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마을공동체는 자연스럽게 하나가 됩니다. 

 올해도 품앗이는 하겠지요. 그러나 마을 내부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2007년부터 10여 년간 말 많고 시끄러웠던 골프장 공사가 얼마 전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6년 전에 의회에서 일단락되어 잠자고 있던 여러 난제들이 다시 불거져 수면 위로 떠 올랐고, 이로 인해 주민들의 평온한 일상에 금이 갈 것은 불 보듯 뻔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논란의 중심에 시유지가 있습니다. 2015년 6월 원주시의회에서는 골프장 예정부지 한가운데에 있는 4개 필지 19만1천916㎡ 시유임야에 대하여 조건부 사용 허가를 의결하였습니다. 시유임야 없이는 사업 진행이 될 수 없는 설계였기 때문이죠. 원주시는 사업자에게 유상 임대를 허가하지만 21개의 부대조건을 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 제20조는 '용수부족과 지방도 안전문제 등에 대하여 이행 및 대책을 수립하여 인·허가 절차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하였고, 제21조는 '실시계획인가를 득한 후 매각 절차가 완료되어 소유권 이전이 종료된 다음에 사업 시행하여야 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러나 사업자는 임차하여 사용 중인 시유임야 안의 나무들을 무단으로 베어 없애고 약 8천 평에 달하는 시유지를 파헤쳐 놓았습니다. 시민의 자산을 해친 것입니다. 시민의 자산을 고의로 훼손한 행위에 대하여 원주시는 정확하게 조사하고 불법·위법행위에 대하여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즉각 원상회복을 명령하고, 원형 유지 계약조건 위반을 이유로 사용 허가를 취소해야 합니다. 만약 사용 허가를 취소하지 못하겠다면 당장 2015년 의회가 집행부에 요구한 '용수 부족 해결방안과 지방도 402호 안전 문제 해결방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 없이 시유지 매각 절차는 절대로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나름대로 공동체의 가치를 추구하며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과의 상생은 발전기금이라고 던져주는 고작 몇 푼의 돈이나, 농약투성이 골프장 잔디 위에서 잡초를 뽑는 몇 개의 일자리나, 일부 지역농산물을 골프장 입구 매대에 폼나게 전시한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도롱뇽이 사는 계곡물을 모아 식수로 사용하고 지하수와 하천수로 농사짓고 살고 있는 인근 마을 주민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온전히 이해하고 존중할 때에만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규옥 신림면 용암1리 주민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규옥 신림면 용암1리 주민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강원도 원주시 서원대로 158 5층(단계동)  |   등록연월일 : 2012년 04월 09일  |  등록번호: 강원 아 00125  |  사업자등록번호: 224-81-11892
발행인 : 심형규  |  편집인 : 오원집  |  대표전화 : 033)744-7114  |  팩스 : 033)747-99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원민
Copyright © 2022 원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