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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어른인가?'

반성하고 고민하는 내 인생의 순례자가 되길 김부열 원주한도시한책읽기 도서선정위원장l승인202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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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원주 한도시한책읽기운동 선정도서 순례주택 선정의 변(辯)

 
 

 '우리가 누군가의 행운이 될 수 있을까요?'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이라는 2021년 한 도시 한 책 읽기 선정 도서가 원주시민에게 던진 질문이었습니다. 나에게, 너에게, 서로에게 행운의 손길을 먼저 내밀어 준다면, 먼저 내밀 줄 아는 용기만 있다면, 그저 관심을 가져 준다면 누군가에게 행운이 되었을 것입니다. 

 2022년 선정된 도서는 원주시민들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집니다. 먼저 '어떤 사람이 어른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원주시 한 도시 한 책 읽기 도서로 선정된 유은실 작가의 '순례주택'이라는 작품 속에서 등장인물 순례 씨가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니?'라고 주인공인 중학생 수림이에게 질문합니다.

 기성세대가 망가뜨린 지구별에서 함께 어려움을 겪는 어린 세대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싶은 만큼 부끄러운 세상임을 알리고, 어린 세대에게는 '나는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고 함께 고민하며 해결해 나가기 위함일 것입니다. 이 질문의 답은 순례 씨를 통해 전달합니다. 바로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라고.

 '순례주택'은 자기 힘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  솔직하지 못한 엄마, 누군가에게 얹혀사는데 일가견 있는 아빠, 컵라면 물만 겨우 부을 줄 아는 고등학생 언니 - 이 가족을 무시하며 외할아버지에게 의지만 하다가 외할아버지의 죽음으로 졸지에 망한 수림이네 가족이 평소 업신여긴 순례주택으로 이사하며 겪는 과정이 주된 이야기입니다.

 수림과 순례 씨는 온실 안에 있는 누가 누가 더 어린지 내기를 하고 있는 엄마, 아빠, 언니를 온실 밖으로 나와 적응할 수 있게 도와 주며, 순례주택에 살게 되면서 수림이의 가족이 여러 에피소드를 겪으며 조금은 성장하게 되는 가족들의 모습을 웃음이 절로 나게끔 재밌게 풀어나갑니다.

 

▲ 2022년 선정도서.

 유쾌하게 읽어 나가지만 결코 가벼운 이야깃거리는 아닙니다. 주택이라는 가치의 문제부터, 살고 있는 집의 가격이나 브랜드로 사람을 구별 지으려는 사람들의 문제, 살면서 생기는 개인의 고민, 개인과 개인의 관계 속에서의 갈등 등 삶에서 닥치는 다양한 어려움들을 정확하게 꼬집고 있습니다. 특히 무시하는 가족들에게 갑질 쬐끔 하고 기분이 왜 더럽냐고 마음이 편치 않아 하는 수림이의 모습은 갑질이 난무하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찝찝하고 불안한 통쾌함을 줍니다.

 누가 누가 더 어린가 내기하는 세상을 향해 '어떻게 살 것인가?'라고 또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문학 작품을 통해 정해진 답을 찾거나 작가가 제시한 답에 공감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하지만 '관광객은 요구하고 순례자는 감사한다. 나는 순례자가 되고 싶다. 순례자가 되지 못하더라도, 내 인생에 관광객은 되고 싶지 않다.'라고 당차게 말하는 중학생 오수림의 입을 빌어 명확하게 대답하는 작가의 정답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으면 합니다. 

 또한, 산티아고 순례길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는 알베르게처럼,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반성하고 고민하는 이들과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는 모든 이에게 유쾌한 위로를 전하는, 한 도시 한 책 읽기의 도서로 선정된 '순례주택'을 통해서 2022년 한 해 동안 '내 인생의 순례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2022년 원주 한 도시 한 책 읽기 도서를 선정하기 위해 2021년 12월 16일 1차 회의를 시작으로 도서선정위원 12명은 총 4차례의 도서선정회의를 진행하였습니다. 선정위원들이 각자 추천한 총 42권의 책을 읽은 후, 2022년 2월 4일 2차 회의에서 투표를 통해 15권을 선정하였고, 2022년 2월 23일 3차 회의에서 15권에 대한 열띤 토의를 거친 후 투표를 통해 5권을 선정하였으며, 2022년 2월 28일 4차 회의에서 5권에 대해 다시 한번 토의를 거친 후 투표를 통해 '순례주택'을 선정도서로 최종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한 도시 한 책 읽기 사업뿐만 아니라 원주에서 주관하는 '2022년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전 세대가 동참하여 성공적인 축제가 되기를 바라면서 2권의 추천도서를 함께 선정하였습니다. '순례주택'을 제외한 4권 중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추천도서로 선정된 '긴긴밤(루리, 문학동네)'은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작지만 위대한 사람의 연대를 보여 주며, 청소년과 어른을 위한 '밝은 밤(최은영, 문학동네)은 '증조모-할머니-엄마-나'로 이어지는 백 년의 시간을 감싸안으며 이어지는 사랑과 숨의 기록입니다. 선정도서 1권, 추천도서 2권을 꼭 읽고 차후 진행될 다양한 행사에 적극적인 참여 부탁드립니다.  

 평소 책 읽기를 즐기며 좋아하지만, 도서 선정을 위해 2개월이 넘는 기간 많은 양의 책과 씨름하면서 고된 책읽기와 장시간 거듭된 회의로 고생한 11명의 도서선정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김부열 원주한도시한책읽기 도서선정위원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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