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막 삼양 유가공 공장이 가동을 중지하고 사업 폐쇄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2년 넘은 코로나 19 전염병으로 지역사회 분위기가 위축되어 오던 마당에 매우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삼양공장은 1970년대 말까지 1차 농산업이 주요 경제 기반이었던 문막지역에 공업화의 문을 연 최초의 대기업이다. 영동고속도로 건설과 문막IC 개통이 삼양공장 이전 결정에 크게 작용했지만 지역민의 적극적인 유치 의지와 협조도 한 몫 했었다. 

 당시 문막면장을 비롯한 지역 유지들과 주민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지주들과 문중(門中)을 설득하였으며 문막의 정체성이 깃든 건등산 훼손과 미래 지향적 개발이라는 주민들의 의견이 분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경제발전이라는 대의 아래 건등산 중턱까지 그 넓은 부지를 흔쾌히 공장부지로 허락하여 착공되었던 것이다.

 1980년 공장 준공 이후, 삼양기업은 원주를 포함한 강원권 축산농가의 원유(原乳)를 전량 수매하여 가공, 판매함으로써 축산농가의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함은 물론 '대관령 고원우유'라는 브랜드로 대한민국 우유시장을 선도하기도 했다.

 또한, 기업 경영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문막읍민들이 다시 나서서 삼양우유 살리기 운동도 전개한 바 있다. 아무튼 삼양공장은 지난 40여년 동안 다방면으로 지역과 함께 하면서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함은 물론 이후 조성된 반계산업단지, 동화의료산업단지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데 선도역할을 함으로써 오늘의 문막읍이 있기까지 그 중심에 있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삼양공장의 폐쇄 결정은 우리 문막인들에게 각별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차원에서 필자는 삼양기업과 원주 지역사회에 몇가지 의견의 공감을 촉구하고자 한다.  

 첫째, 삼양공장 재생을 위한 기업측의 로드맵을 문막읍민들에게 공유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궂이 ESG 경영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삼양공장 만큼은 그간의 스토리에서 보았듯이 우리 문막읍민들과 함께 가야할 당위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기존 유가공 공장이 아닌 다른 피보팅(Pivoting,아이템 전환)을 통해서라도 사업이 재개되어 앞으로도 지역과 함께 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둘째, 삼양공장 대책위원회(가칭) 발족을 문막읍민들에게 감히 제안한다. 대책위는 삼양공장 재생을 제1목표로 전 주민들이 똘똘 뭉쳐 함께 노력해야 한다. 다만, 회사측이 불가피한 사유로 매각시에는 공장부지가 건등산 경관의 핵심지역에 위치해 있는 점을 감안, 강원도 또는 원주시가 매입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원주시는 삼양공장 재생사업 등 행·재정적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특히, 문막읍은 원주시 농도통합(農都統合) 이후 원주 2차 산업의 60~70%가 밀집해 있는 전략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인구 감소 등 도시발전 지표가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따라서 문막읍의 발전전략을 전면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차원에서 삼양공장 살리기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 다만, 이 과정에서 현 삼양공장 부지의 용도를 확대 완화해 건등산 경관과 지역 정체성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문막읍민들의 간절한 중론임을 밝힌다. 

 부디 문막 삼양공장이 이번 기회에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여 새로운 문막의 미래를 선도하는 원조 기업의 역사가 지속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이준희 마을만들기연구소 소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