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주 시민들이 함께 읽을 책으로 유은실 작가의 청소년 소설 '순례주택'이 선정됐다. 원주한도시한책읽기 운동본부 도서선정위원회(위원장: 김부열)는 3차례 투표를 거쳐 42권의 추천 도서 중 올해의 도서로 '순례주택'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순례주택'은 코믹 발랄한 캐릭터 설정과 순례 주택을 둘러싼 한바탕 대소동을 기발하면서도 유쾌하고 다루고 있다. 수림이네 네 식구가 쫄딱 망한 뒤,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옛 여자친구의 빌라 '순례주택'으로 이사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솔직하지 못한 엄마, 누군가에게 얹혀사는 데 일가견 있는 아빠, 컵라면 물만 겨우 부을 줄 아는 고등학생 언니까지, 졸지에 망한 수림이네 가족은 평소 업신여긴 순례 주택으로 이사 간다. 순례 씨는 온실 안에서만 살아왔던 이들 가족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적응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기 위한 원대한 계획을 펼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수림이네 가족 순례주택 입성기에는 희극적인 요소가 가득하면서도 웅숭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살아가면서 무엇이 진실인지, 우리가 행복해지려면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 묵직하지만 마음을 일깨우는 메시지들이 혼란스럽기만 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준다. 

작가는 그동안 쓴 작품 속 인물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이름으로 '순례주택'의 주인공, 순례를 꼽았다. 순례자(巡禮者)에서 따온 순례(巡禮)라는 이름이 가진 자유가 좋았기 때문이다. 삶에서 닥치는 어려움을 실패보다는 경험으로 여길 수 있는, 부와 명예를 위해 발버둥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괴롬과 죄가 있는 곳에서도 빛나고 높은 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이름이기에 오랫동안 아껴온 이름을 꺼내 '순례주택'을 썼다고 밝혔다.

유은실 작가는 동화 '일수의 탄생', '드림 하우스', '나도 편식할거야' 등 다수의 작품을 집필했다. '만국기 소년'으로 한국어린이도서상, '변두리'로 제6회 권정생문학상을 받았다. 권정생 작가 사망 10주년을 기념해 추모작품 '송아지똥'을 쓰기도 했다. '멀쩡한 이유정'은 2010 IBBY(국제아동도서협의회) 어너리스트로 선정됐다.

김부열 도서선정위원장은 "순례주택은 주택, 가족, 공동체, 이웃 등 사회 어려 문제들과 개인 간의 갈등 등 무거운 소재를 다루면서도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필체로 담아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도서"라며 "요즘 시대 다양한 사회문제를 고발한 통찰력이 돋보이며, 전세대가 같이 즐길 수 있는 도서이기에 선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