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최근 지방자치단체 구성 형태를 다양화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는 자치단체장을 주민이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하고 있는데, 주민들이 원하면 시장 선출 방식을 바꿀 수 있다.

 이는 '따로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자체장의 선임방법을 포함한 지자체의 기관 구성 형태를 달리할 수 있다'는 2020년 개정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따른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형태는 3가지 방식으로 ▷지방 의회가 투표권을 갖고 지방의원을 제외한 지원자 중 지자체장을 선출하는 방식 ▷지방의회가 지방의회 의원 중 지자체장을 뽑는 방식 ▷현행 주민직선제를 유지하면서 인사, 감사, 조직, 예산편성 등 지자체장의 권한을 일부 지방의회로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3가지 방식 모두 지금처럼 단체장이 독점적 권한을 행사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지방의회의 권한이 지금보다 강화된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기초의회 의원들의 자질이 부족하고, 주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의회의 자치단체 견제가 약해질 우려가 있다.

 특히 기초의원 선거에서 정당공천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의회 의원 중 단체장을 선출하면 지방자치가 정쟁의 장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특히 정당공천제를 통해 다수당이 된 정당, 또는 그 정당의 구성원들이 의회와 자치단체 권력을 독점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자치단체 형태를 정하는 것보다 시급한 것은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를 폐지하고, 능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인사들이 기초의회 의원으로 진출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자지단체 형태나 의회 구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민자치 역량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 당시 빠진 주민자치회 구성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주민자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주민의식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제도화해야 한다. 지난달 13일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시행돼 지방자치 2.0시대가 시작됐지만 아직도 지방자치 2,0 시대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종전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는 시민들이 대다수다. 

 이에 본지는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 통과 이후 줄기차게 주민 대상 주민자치 교육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원주시는 물론 원주시의회도 관심이 없다. 원주시 공무원이나 시의원들 입장에서는 주민들의 주민자치 의식이 높아지면 여러 가지 면에서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은 아닌지 의심된다. 하지만 주민자치 2.0 시대는 주민들의 의식이 향상돼야 제대로 된 지방자치를 만들어갈 수 있다.

 시민사회도 주민의식 향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는 물론 사회단체들도 주민자치 2.0 시대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전국 어떤 도시보다 성숙한 지방자치가 이루어지는 도시 원주를 만들어가기 위한 범 시민적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