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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줍깅'이 주는 '메시지'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는 건 그만큼 많이 소비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줍깅'은 어쩌면 버리지 않는 것, 소비를 줄이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운동이지 않을까?… 최미정 명륜종합사회복지관 복지사l승인20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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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 민감도가 높아진 요즘 우리는 '줍깅'이란 신조어, 혹은 '플로깅' '쓰담달리기'란 단어가 적힌 현수막이나 웹자보를 쉽게 볼 수 있다. '줍깅'은 본래 2016년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돼 북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이삭을 줍는다'라는 뜻의 스웨덴어 plocko upp과 영어 단어 jogging의 합성어로 '플로깅'이란 단어가 '줍깅' 등으로도 파생되어 전파되고 있다. 

 코로나19로 물든 일상에서 잠시 쓰고 버려지는 것, 쓰레기에 대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다. 온종일 버려지는 쓰레기를 기록하는 챌린지도 있으니 말이다. 나의 하루를 살펴봐도 일어나자마자 '엄마엄마 맘마맘마' 외치는 돌쟁이의 일회용 기저귀를 후딱 갈아주고, 멸균 팩 우유갑에 일회용 빨대를 꽂아 대령하는 일, 일회용 마스크를 뜯어 착용하며 집을 나서는 게 하루의 시작이다.

 출근 후엔 이제는 텀블러가 일상이 된 지 오래나 커피 봉지를 뜯는 순간 또 하나의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만다. 그뿐인가? 대부분의 소비를 온라인으로 하고 외식보다 배달 음식이 일상이니 각 가정이 쓰레기 공장을 운영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줍깅'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새해 들면서 명륜2동 마을활동가와 어떤 활동을 할지 고민했다. '기후변화' '탄소중립'과 같은 사회적 이슈가 후보군에 올랐다. 영구임대단지아파트의 숙원 과제인 환경정화와 매칭되는 주제인 '줍깅'을 주제로 마을활동가와 논의해야겠단 결론에 이르자 아차 싶었다.

 명륜종합사회복지관에서 2014년부터 활동을 이어온 '해피수다 활동가' 활동이 사실 지금의 '줍깅'이었기 때문이다. 정기적으로 마을 곳곳 쓰레기를 줍고 청소하고 꽃을 심고 가꿔온 마을 활동을 이제 와서 '줍깅'이라 하니 도리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새삼스러운 '줍깅'을 처음 소개하던 날 수십 년 마을 활동을 해온 이광영 활동가는 '뛰는 건 이제 무리고, 걷는 건 자신있어!'라며 먼저 나서주신 모습이 감동이었다. 올해 9년 차 해피수다 활동가는 이제 '줍스터'('줍다'와 시작하는 사람들 'Starter'를 합친 말)로 불릴지 모른다.

 그리고 '기후변화'와 관련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로 주제를 확장해 해피데이였던 활동 이름도 '해피그린데이'로 변경했다. '해피그린데이'를 통해 온마을을 줍깅하는 동시에 주민대상으로 캠페인을 펼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3월은 '잠든 에코백 모으기'로 하고, 후속으로 텀블러, 아이스팩 모으기도 예정되어 있다. 덧붙이면 에코백, 텀블러는 비닐봉투와 플라스틱 사용 줄이는 발상의 전환으로 주목받아왔지만, 실상은 비닐봉투 1장 대비 에코백을 131번 사용해야 그 가치가 실현된다는 사실. 그래서 누군가는 에코백의 역습이라 일컫는다는 점을 알리고 온마을 쉼터에서 운영하는 마켓에서 장바구니로 자원을 순환해 사용토록 하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잠시 빌린 것이다' 아프리카 케냐 혹은 인디언 격언이라 전해지는 이 말이 환경과 관련된 서적과 강의를 찾아보던 중 가슴에 박혔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환경으로만 여겼는데 후손에게 잠시 빌렸다고 생각하니 어른으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음에 서글픈 마음도 들었다. 그러니 이왕이면 아이들과 함께 '줍깅'하면 어떨까? 그 시작을 해피수다 활동가와 생활권이 겹치는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아이들과 함께하기로 하고 2월 24일을 시작일로 했다.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는건 그만큼 많이 소비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줍깅'은 어쩌면 버리지않는 것, 소비를 줄이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운동이지 않을까? 

 이렇게 '줍깅'을 시작으로 키운 '기후변화'에 대한 고민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이제야 보이는 것, 무엇보다 누군가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사회복지사이기 전에 마을 주민이고, 아이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이라는 메시지가 명확해지고 있다. 


최미정 명륜종합사회복지관 복지사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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