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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농업인 신문선 씨

대한민국과일산업대전 우수상…지역사회 봉사도 열심 최다니엘 기자l승인202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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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구동 신문선 씨

"지역 농업 고부가가치화를 위하여"

농한기임에도 불구하고 요즘 신문선(62·행구동) 씨는 과원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몇십 년 정성스레 키운 나무를 하나하나 베고 있는 것. 과수가 빽빽이 심겨있으면 고품질의 열매를 맺기 힘들다는 걸 최근 깨달았기 때문이다. 일조량과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해 전국 최고의 복숭아를 생산하겠다는 포부가 대단하다.

신 씨는 "원주 복숭아 농가들은 대체로 가로 6m, 세로 6m 간격으로 나무를 심었다"라며 "수년째 복숭아를 연구한 결과 가로 7m, 세로 7m 이상 나무 간격을 벌려야 부가가치가 높은 복숭아를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과거엔 그도 '복숭아가 거기서 거기'라고 여겼다. 남들보다 많은 복숭아를 수확하는 것이 고수익의 지름길이라고 믿었다. 과실이 크고 당도가 높은 복숭아는 운에 따라 결정된다고 봤다. 지금은 '맛과 신선도가 으뜸이면 가격이 수 배 비싸더라도 소비자가 기꺼이 구매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실제로 서울 일부 백화점에선 복숭아 한 알이 3만~4만 원에 팔리기도 한다. 선홍빛 색상에 굵고 당도가 높으면 상품 가치가 급격히 올라가기 때문이다. 신 씨는 치악산 복숭아도 이런 흐름을 타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고품질 복숭아를 생산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품목농업인 치악산복숭아 연구회는 물론 강원농업마이스터대학에서 복숭아 연구에 푹 빠져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복숭아 장인 조국행 씨를 찾아가 여러 차례 조언을 구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2015년엔 농촌진흥청에서 주최한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에서 복숭아 부문 우수상을 차지했다.

그는 "옛날엔 복숭아나무를 심으면 평(3.3㎡)당 9천800원, 지금도 1만4천 원 정도밖에 수익을 못 올린다"라며 "저희는 평당 3만~4만 원 나오는데 하도(下道) 지방 농가들과 비교하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했다.

1985년 농업인 후계자가 되면서 농사에 뛰어들었다. 부친을 돕고자 사과, 밤, 배, 복숭아는 물론 낙농에까지 손을 뻗은 것. 그런데 낙농은 사룟값 부담에 중도 하차했고 주위 권유로 시작한 배 농사도 실패하고 만다. 신 씨는 "젊었을 때는 아버지가 재산이 많아 실패해도 절박한 심정이 안 들었다"라며 "도매시장에서 남들보다 과일값을 더 받으면 그걸로 만족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전국의 복숭아 장인들을 만나면서 다른 세상에 눈을 떴다. 복숭아 한 박스(4.5㎏)당 20만~30만 원에 팔리는 것을 보고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고작 5천㎡(1천500평) 과수원에서 1억7천만 원 이상의 큰 수익을 올리는 것을 보고 '이제는 원주 복숭아 농가들도 획기적인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문선 씨는 "주변 농업인에게 치악산복숭아를 알리려면 전국 대회에서 입상하라고 권한다"며 "그만큼 맛과 품질에서 뛰어나야만 치악산 복숭아의 살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행구동 터줏대감답게 마을 일에도 열심이다. 행구 2통장부터 시작해 행구동통장협의회장, 행구동주민자치위원장, 행구동자율방범대장, 원주시·강원도민 감사관 등을 역임했다. 땀 흘려 한 봉사활동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될 때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자율방범대 활동할 때 (버스) 막차를 놓친 학생들을 집까지 무사히 데려다주곤 했다"며 "그중 한 학생이 회계사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내 자식 일처럼 기뻤다"고 말했다. 

지역 농업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했다. 원주원예농협과 농촌지도자 원주시연합회 감사로 활동한 것. 품목농업인 치악산복숭아연구회에서도 감사를 맡고 있다. 농협 조합원은 물론 지역농업인이 땀 흘린 만큼 성과를 가져갈 수 있도록 돕고 싶어서였다.

신 씨는 "농협 조합장이 조합원들에게, 원주시장이 시민에게 최선을 다했다면 농민이나 시민이 실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각자 맡은 분야에서 구성원들이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원주시는 지역사회와 농업 발전을 위해 수고한 공로를 인정해 지난해 신 씨를 '자랑스런 농업인'으로 선정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들 신영기 씨에게 최고의 복숭아 기술을 전수해 주는 것이다. 자신은 물론 전국 최고 마이스터로부터 농사를 배우게 할 요량이다. 나이 일흔이 되어선 모든 일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아내 김미선 씨와 여생을 즐겁게 보내고 싶다고 했다. 신 씨는 "나한테 시집와서 여태껏 일만 한 아내에게 보상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며 "이 이후부터는 집사람을 위한 삶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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