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5월 판부면 서곡리에서 개최된 용수골 꽃양귀비축제. 작년 지역축제 중 유일하게 열렸다.

원주시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소규모 지역축제 중 지난해 유일하게 개최된 건 작년 5월 판부면 서곡리에서 열린 용수골 꽃양귀비축제였다. 꽃양귀비축제 추진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람객이 한 방향으로 이동하도록 동선을 만들었고, 빨간 우산을 지급해 자연스럽게 거리 두기를 유도했다.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연 프로그램과 먹거리 부스도 없앴다. 이런 노력으로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작년 꽃양귀비축제장에는 3만 명 넘게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성과를 반영해 원주시는 올해 꽃양귀비축제에 2천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소규모 지역축제에 일괄 1천만 원씩 정액 지원하던 관행을 깬 것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안전하게 축제를 치를 수 있도록 축제장 평탄작업과 방역 인력을 지원하기 위해 예산을 증액했다”고 설명했다. 꽃양귀비축제 추진위원회의 자립화 의지도 한몫했다. 꽃양귀비축제 추진위원회에서 2년 동안만 축제 예산을 지원받은 뒤 자립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원주시 관계자는 전했다.

꽃양귀비축제를 비롯해 장미축제, 섬강축제, 남한강축제, 치악산 왕 발걸음축제 등 소규모 지역축제에 원주시는 줄곧 1천만 원씩 보조금을 지원했다. 축제 규모, 방문자 수, 경제효과 등을 고려해 보조금을 차등 지원해야 한다는 원주시의회의 주문에도 불구하고 차등 지원의 기준이 모호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꽃양귀비축제를 신호탄으로 차등 지원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주시의회가 차등 지원을 주장했던 건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축제는 보조금 규모를 상향해 유망축제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반대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지역축제는 보조금을 줄여 자연스럽게 일몰제를 유도하자는 취지였다.

원주시가 올해 지역축제 평가 및 컨설팅 연구용역을 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원주시는 올해 개최되는 지역축제를 평가하는 한편 지역축제 별로 컨설팅을 시행하기 위해 4천만 원을 확보했다. 예를 들어 강을 주제로 열리는 섬강축제와 남한강축제의 차별화를 꾀하자는 것이다.

치악산 둘레길에서 개최되는 치악산 왕 발걸음축제와 황장묵 숲길 걷기축제도 각각의 특색을 살려 활성화 방안을 찾는다. 또한, 소금산 그랜드밸리, 치악산 둘레길, 판부면 금대리 똬리굴 등 원주의 대표적 관광지와 지역축제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원주시 관계자는 “전문기관의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지역축제의 규모를 키우고, 전문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