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기부는 공통점이 있다.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는 것이다. 기부는 금액이나 물품의 많고 적음을 떠나 더불어 사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길이다. 올해는 시민서로돕기-천사운동이 시작된 지 2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2012년 시작된 시민서로돕기운동에서 비롯됐다. 시민서로돕기운동은 말 그대로 평범한 시민 여럿이 힘을 합쳐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것으로, 원주시에서 주도했다. 

 그래서 생긴 게 봉산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봉사모),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사모), 태장1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태사랑) 등이었다. 읍면동마다 거의 만들어졌다. 지원대상은 차상위계층이었다. 정부로부터 생계지원을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였기 때문이었다.

 주로 후원금을 전달했지만 어려운 이웃의 집수리, 빨래, 청소 등 봉사활동을 전개하는 모임도 있었다. 2004년 시작된 천사운동은 시민서로돕기운동을 널리 확산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매월 1,004원을 후원하는 것으로, 초등학생도 후원할 수 있는 금액이다. 누구나 천사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소액 기부운동으로 전환했다. 

 또한, 원주시는 천사운동본부를 설립, 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전환했다. 천사운동 취지를 살리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이후 잘 전개됐으면 좋으련만 부침을 겪어야 했다. 민간 주도로 바뀐 뒤 후원자 수와 모금액은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원주시가 주도했을 때는 공무원들이 앞장섰지만 민간으로 전환된 뒤 공무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원주시 눈치를 봐야 했던 기업들의 고액 후원이 감소한 영향도 있었다. 하지만 먼 장래를 내다봤을 때는 민간운동으로 전환한 게 옳았다. 천사운동은 영속성을 지녀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3년간 천사운동 모금액은 소액이긴 해도 꾸준히 늘었다. 연평균 정기 후원자도 전년도와 비교해 증가했다. 2020년부터 코로나 시국으로 접어든 것을 감안하면 성과로 자부할 만하다. 그러나 연평균 정기 후원자가 6천700명에 그치고 있는 건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정기 후원자가 전체 원주시민의 2%도 안 돼서다. 한 달에 1,004원을 기부하는 게 어려운 사람은 극히 드물다. 무관심이 천사운동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 

 모든 원주시민이 천사운동 취지와 후원방법을 알 수 있도록 홍보 마케팅에 주력해야 한다. 코로나 시국이더라도 방법은 얼마든지 모색할 수 있다. 오는 3월 원주역에는 천사기부계단이 설치된다.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면 천사운동 기금이 적립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쌓인 적립금만큼 기부금을 내게 된다.

 천사기부계단과 같이 모금액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20살 청년은 늘 가슴이 뛰고, 용기백배하다. 20살 천사운동도 늘 새롭게 인식될 수 있도록 신선한 모금방식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따뜻한 원주를 만들어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