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부·신촌 관광개발사업 구상도.

판부·신촌 관광개발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 원주시가 상정한 판부·신촌 관광개발사업 타당성 조사용역비 2억 원을 원주시의회에서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시의회가 이 사업과 관련된 예산을 전액 삭감한 건 이번이 세 번째였다.

원주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관광자원을 육성하기 위해 판부면 신촌리에 건설 중인 원주천댐 주변에 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주변의 우수한 산림자원을 활용한 웰니스형 산림 레포츠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1천4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사업비였다. 사업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주시는 시유지를 현물 출자하고, 민간사업자의 투자를 유치해 민·관 공동개발 방식으로 추진하려 했다. 사업 예정지 365만6천여㎡ 중 시유지가 전체의 83%인 301만9천여㎡를 차지하고 있어 시유지 출자를 검토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민자유치사업이 성공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며 반대했다. 간현관광지와 똬리굴을 활용한 반곡·금대 관광 활성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점도 고려 대상이었다. 막대한 시비가 투입되고 있어서였다. 이들 사업이 완료된 뒤 판부·신촌 관광개발사업을 뛰어들도록 시의회는 주문했다.

이에 원주시는 민자유치를 포기하고, 자체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간현관광지와 반곡·금대 관광 활성화 사업이 내년 말 준공되기 때문에 관광사업 연속성 측면에서 판부·신촌 관광개발사업은 타당성 조사 등 행정절차를 거쳐 2023년부터 본격화한다는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원주시가 자체 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추정한 사업비는 1천86억 원이었다. 사업비가 500억 원 이상이면 지방재정투자심사 대상이어서 원주시는 투자심사에 앞선 선행과정으로 타당성 조사용역을 시행하려던 것이었다. 그러나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바람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또한, 시의회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는 차기 원주시장에게 이 사업의 추진 여부를 결정하도록 원주시에 주문했다. 차기 원주시장이 이 사업을 계승하지 않으면 무산되는 셈이다.

사업 예정지의 개발을 제한할 수 있는 시점이 내년 6월 말까지란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주시는 사업 예정지의 땅값 상승을 우려해 지난해 개발제한구역으로 고시했으며, 유효기간이 내년 6월까지이다. 내년 7월부터 2년간 추가로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을 순 있지만 토지주의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토지주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업 추진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