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농업기술센터

원주시, 3회 추경에 4억5천만 원 계상
농민단체 요구 수용…1㎏당 50원 지원

원주시가 농업인 벼 건조비 지원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초부터 사업 중단을 예고했었는데 농업인들과 시의회의 재개 요구를 받아들인 것. 올해 3회 추경에 관련 예산을 올릴 계획이다. 

원주시는 농민부담을 줄이기 위해 2017년부터 벼 1㎏당 50원씩 건조비를 지원했다. 당시 쌀 재고가 넘치고 가격이 폭락하면서 농업인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추진했던 것. 그런데 쌀 가격이 차츰차츰 오르자 올해부턴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게다가 올해는 공익직불제와 농업인수당이 지급돼 건조비 지원을 중단해도 농업인 소득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원창묵 시장은 지난 7월 부론면이장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건조비 지원사업 폐지를 공식 언급했다.

하지만 넉 달 만에 이 같은 결정은 없던 일로 됐다. 가장 큰 이유는 농민들 주장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것. 원주시 관계자는 "시의회를 비롯해 농민단체들이 꾸준히 건조비 지원을 요구해왔다"며 "지난 10월, 농기센터 소장이 시장으로부터 결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벼 생산량 증대에 따른 수익감소도 건조비 지원의 빌미가 됐다. 원주시에 따르면 관내 벼 재배면적은 지난해 2천785㏊에서 올해 3천67㏊로 늘어났다. 재배면적이 증가하자 벼 수매량도 대폭 늘었다.

쌀 재고는 크게 증가했는데 가격은 예전과 그대로여서 지역농협들은 적자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창진 문막농협 조합장은 "올해는 작년보다 벼가 1천500톤 더 생산됐다"며 "쌀 판매에 어려움이 예상됐는데 원주시가 건조비를 지원해주기로 해 한 시름 놨다"고 말했다. 

원주시는 올해 3회 추경에 벼 건조비 지원 예산 4억5천만 원을 올릴 계획이다. 시의회에서도 벼 건조비 지원 재개를 줄기차게 요구했던 터라 예산안은 그대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농업인들도 원주시 결정을 반기는 모양새다. 그러나 일각에선 "정치인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농민 표심을 얻으려고 건조비 지원을 재개하는 것"이라고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