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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공방 '덕희' 지덕희 대표

"전통과 현대의 조화 화폭에 담고파" 대중성 추구 소재 방식 다양화…민화미술관 설립 목표 권진아 시민기자l승인20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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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화는 조선시대 민중이 그린 한국적인 그림을 말한다. 그렇다면 21세기 현대 민화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민화공방 덕희'를 운영하는 지덕희 대표는 "현재를 살아가는 민중이 그린 한국적인 그림이 바로 현대 민화 그 자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 대표는 벽화 작업 중 지인들로부터 벽에 그림을 그리기만 하지 말고 벽에 그림을 걸라는 말과 함께 탱화나 민화를 그리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 크리스천이지만 친구를 따라 우연히 들른 절에서 만난 주지스님도 탱화나 민화를 권해 민화 공부를 시작했다. 우연히 접한 민화였지만 그 길로 운명처럼 푹 빠져 2년 넘게 잠도 쪼개가며 아침부터 새벽까지 그림 그리는 데만 몰두했다. 

 민화에 매료돼 그림 작업을 열심히 했지만 그것이 업이 될 거라 생각하진 못했다. 처음 민화를 그릴 때는 작업실도 외딴 곳에 있어 회원 모집이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런데 첫 회원이었던 분이 수업 개설을 해달라며 한 달이나 찾아오셨다. 육아로 너무 지쳐 있어 숨 쉴 틈이 필요하다는 그분에 말에 마음이 움직여 민화 수업을 시작하게 됐다. 지 대표도 심리적으로 힘들 때 민화를 그리며 치유된 경험이 있었기에 수업을 통해 민화가 주는 힘을 회원들과 나누게 된 것이다. 

 실제로 민화에는 액운을 막아달라는 소망이나 염원이 담기기 때문에 그림이 밝은 게 특징이다. 그림의 색감이 주는 편안함이나 그릴 때 집중력 등이 심신을 안정하는 데도 도움이 돼 회원들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경험은 지 대표에게 민화공방을 운영하면서 일반 사람에게 민화의 매력을 알리는 계기로 확장되기도 했다. 고가의 작품을 그리고 파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그렇게만 생각하면 작품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제한된다. 이를 경계한 지 대표는 민화공방을 열고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방법을 택했다. 한 역사박물관장이 지 대표의 활동을 보고 조선시대 선조들도 서민들과 소통하는 마음으로 민화를 그렸다며 잘하고 있다고 격려한 게 힘이 되었다. 

 현재 로데오거리에 공방이 있지만 이전에는 미로예술시장에 있었다. 2019년 화재로 작품이 훼손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빨리 일어서는 데 집중해 새로운 곳에 공방을 열었다. 친분이 있는 가죽공방, 나무공방 사장님들도 함께 이전해 세 곳의 가게가 골목공방을 시작하게 됐다.

 골목공방을 운영하며 한 달에 한 번 마켓을 진행했는데 코로나19로 중단된 상태다. 화재와 코로나19로 어렵고 힘들었지만 위기는 또 다른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일상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작업에도 변화가 생겼고, 그림책 3권의 삽화 작업에 도전하게 됐다. 

 민화가 가진 전통을 계승하면서 현대적으로 재창작을 하는 게 민화 작가로서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는 지 대표는 소재나 방법에 따라 민화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작업을 지향한다. 현재 원주한지테마파크에서 진행하는 '종이여행 Ⅲ - [530間]'에서 선보이는 작품들도 다양한 소재와 기법을 통해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

 특히 호피도는 실제 가죽의 털로 보일 정도로 질감이나 붓 터치에 공을 들인 작품이다. 나무 가리개나 테이블에 민화를 그려 실생활에서도 민화를 손쉽게 접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한지에 그리는 민화는 종이의 질감이나 그리는 방법에 따라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관객들이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유리나 아크릴에 작품을 넣지 않고 원화 그대로 전시해 두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4일까지 열린다. 

 여전히 민화 그리는 작업 자체가 너무 재밌고 좋다는 지 대표는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정규반 수업은 물론 일일클래스도 적극적으로 운영하면서 성인부터 아이들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만나 민화를 소개한다. 수업을 하다 보면 참여하는 사람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작업에 반영하기도 한다.

 공방에 작품을 걸어놓고 누구든 편하게 와서 감상하길 바라는 지 대표는 사람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상시 작품을 볼 수 있는 작은 민화 미술관을 여는 게 목표다. 지 대표는 "민화가 내게 치유의 기회를 준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민화를 통해 밝고 희망찬 기운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권진아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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