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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건물이 아닙니다

우리의 꿈은 35년 만의 개축을 그저 건축 연한이 도래하여 '건물'을 짓는 일로 치부하는 현장 관계자들의 거듭된 수용 불가에 좌절의 연속 전서영 청원학교 학부모회장l승인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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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곁에 특수교육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어느 특별한 집단이 아니라 원주시에 함께 살고 있는 우리의 이웃이기도 합니다. 전형적인 교육체제에서는 교육적 성취를 달성하기 어렵기에 특별한 교육이 필요하지만 여러분의 자녀들과 똑같이 하루하루 행복한 마음으로 미래를 향한 꿈을 펼치고 싶은 소망이 있는 학생들입니다.

 원주시는 강원도에서 특수교육대상자가 가장 많은 도시 중의 하나이며, 그 수요에 답하기 위해 원주청원학교와 최근 개교한 봉대가온학교가 특수학교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봉대가온학교가 개교하면서 원주청원학교 학생들이 절반 이상 전학했고 원주청원학교에 남은 학생들은 시설 격차가 너무나 크지만 원주청원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낡은 학교에 남아있는 중입니다.

 그러던 중, 우리의 소망대로 건축한지 35년 된 원주청원학교 구관에 대한 개축허가를 받았습니다. 최근 신입생과 전입생들은 모두 봉대가온학교로 진학과 전학을 원하고 있어 두 학교 간에 정원 격차도 시설의 격차만큼이나 벌어지고 있던 중이였기에 원주청원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는 이렇게 단비 같은 소식이 또 없었습니다.

 학교란 단지 학교 부지나 학교 건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꼭 필요한 프로그램과 특수교육대상자 학생들이 꿈꾸는 소망을 담아내는 공간입니다. 12년의 특수교육 의무교육 기간이 어쩌면 우리 학생들에게는 첫 사회생활이자 마지막 사회생활일 수도 있는, 일생에 걸쳐 가장 소중한 공간입니다. 

 우리는 학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학생들의 꿈을 학교라는 공간에 담아내기를 원했습니다. 사회로 나가기 전 충분한 실습 기회를 제공하고 졸업후 진로로 연계할 수 있는 아이디어, 지역사회와 함께하기 위해 학교 내에 열린 수영장을 만들어서 수(水)치료와 물놀이가 공존하는 공간, 비장애인과 함께 사용하는 무장애 야외놀이터,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의무교육보다 직접 대면하는 기회를 만들어 장애인식 개선과 장애 학생들의 사회성을 동시에 키울 기회를 만들고자 학교 기업을 운영, 학교 옥상에 카페를 만들고 제과 제빵을 교육시켜 카페에서 같이 판매하며 공방에서 공예품을 만들고 판매 체험을 동시에 진행하거나 화원에서 원예체험을 하여 자급자족하거나 수익성 사업으로 진로와 연계하고자 하는 방안,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학교 내 공간에 장애 학생들의 미술품 전시 및 문화예술 공연 등등…

 우리는 잠시나마 즐거운 꿈을 꾸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들은 실제 다른 지역의 특수학교에서 채택되어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이었기에 마냥 실현 불가능한 꿈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의 꿈은 그저 꿈이었을까요? 35년 만의 개축을 그저 건축 연한이 도래하여 '건물'을 짓는 일로 치부하는 현장 관계자들의 거듭된 수용 불가 태도에 우리는 좌절과 좌절의 연속입니다. 학교는 건물이 아닙니다. 미래 100년을 바라보는 특수학교의 모든 비전이 실현될 공간입니다. 그러기에 미래를 바라보는 건축이 필요합니다.

 한 번 잘못 지으면 이것은 돌이킬 수 없는 세금 낭비에 다름 아닙니다. 원주청원학교의 비전과 미래를 함께 걱정하시고, 나아가 힘을 보태 주시는 원주 시민 여러분들의 따뜻한 이해와 응원에 원주청원학교 학부모회장으로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대신하여 감사드립니다.


전서영 청원학교 학부모회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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