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원주시청 다목적홀에서 2021년 천사데이 기념식이 열렸다. 천사운동 활성화에 기여한 후원자와 천사지킴이 등 봉사자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원주시와 시민서로돕기 천사운동본부가 매년 천사데이 기념식을 열고 있다. 

 지난 2002년 시민서로돕기운동으로 시작된 천사운동은 올해로 19년의 역사가 쌓였다. 천사운동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차상위계층을 돕는 원주시 특수시책이다. 차상위계층은 기초생활수급권자와 달리 국가적 차원의 생계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천사운동은 시민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1계좌 월 1,004원의 성금을 기부하도록 하고 있다. 소액임에도 지금까지 연인원 165만9천 명이 동참해 모두 135억1천만 원이 모금됐다. 수혜자는 연인원 9만4천496명이며, 이들에게 모두 118억6천600만 원이 지원됐다. 

 문제는 현재 천사운동에 참여하는 인원이 전체 원주시민의 2%가 안 된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월평균 천사운동 참여자는 6천696명이었다. 원주시민의 1.9%만 천사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게다가 해마다 줄고 있다. 그렇다 보니 모금액이 지원금에 미달하는 실정이다.

 올해 모금액은 3억7천700여만 원이며, 지원금은 4억1천800여만 원이다. 그럼에도 천사운동이 유지될 수 있는 건 그동안 누적된 유보금 덕분이다. 천사운동이 가장 활성화됐던 2010년 모금액은 11억3천여만 원이었고, 지원금은 9억3천600만 원이었다. 이렇게 쌓인 유보금이 많았을 때는 20억 원이 넘었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모금액보다 지원금이 많아 현재 유보금은 16억4천만 원 수준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유보금은 언젠가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원주시와 시민서로돕기 천사운동본부가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지난 5월 관내 의료기관 4곳과 협약을 맺고, 천사운동 정기 후원자에게 의료비 등을 할인하고 있다. 원주역에는 천사기부계단을 만들고 있다. 원주역 이용자가 엘리베이터 대신 천사기부계단을 이용하면 이용실적만큼 천사운동 기부금을 내는 사업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회공헌사업으로 천사기부계단을 만들고, 기부금도 내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천사운동 참여자는 늘지 않고 있다. 전입 세대의 경우 천사운동을 아예 모르는 데다 젊은 세대는 천사운동에 무감각해서다. 후원자 관리 시스템이 부재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수혜자 관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월 13만 원의 지원금이 실제 도움이 되는지, 어떻게 쓰이는지 관리되지 않는 것이다. 

 관리 체계를 재정비하는 한편 체질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천사운동을 요즘 감각에 맞춰 세련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가 절실하다. 천사운동을 알리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내년 천사운동 20주년에는 원주 곳곳에서 천사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